동명동 카페거리 등 불법 쓰레기로 ‘몸살’

광주 푸른길공원은 쓰레기공원(?)
동명동 카페거리 등 불법 쓰레기로 ‘몸살’
음료컵·술병 등 나뒹굴어…악취에 벌레까지
상인들 “상가 앞 쓰레기 불법투기 경고” 다툼도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카페의 거리가 쓰레기 무단투기와 불법주정차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로 악취와 벌레까지 들끓어요…”

지난 18일 오후 늦은 시간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푸른길공원. 이색적인 카페와 맛집 등이 밀집돼 젊은 세대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동명동은 수십여 명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휴가철을 맞아 외부에서 방문한 관광객들로 밤에도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인파가 몰려들면서 먹다 버린 음식물과 각종 쓰레기 더미들이 쌓여갔다. 상가주변과 골목 곳곳에는 쌓인 쓰레기 더미는 미관을 흐리게 할 뿐 아니라 악취가 진동하고 벌레까지 들끓었다. 먹다 버린 음료컵과 맥주캔, 술병 등도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맞은편에 위치한 하늘마당 잔디밭에서 쓰고 버린 돗자리와 치킨, 족발 등 음식물까지 방치되면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직장인 김서원(29·북구 운암동)씨는 “동명동에 올 때마다 사람이 많은 만큼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도 많은 것 같아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요즘 같은 날씨엔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벌레와 악취도 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방문객들이 버리는 쓰레기와 함께 상가에서 내놓은 쓰레기까지 더해지면서 거리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쓰레기 무단투기를 금지하는 표지판들이 설치돼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쓰레기 더미 위로 또 다른 쓰레기를 던져놓고 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18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일대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일부 상인들 사이에서는 상가 앞에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로 다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옆 가게 식당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잔뜩 담긴 봉투를 쌓아놓기 일쑤다”며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몇 차례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반복돼 언성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폐선 부지를 활용해 시민들의 산책로로 조성된 동구 푸른길 공원 역시 담배꽁초와 생활쓰레기들이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온 시민들이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날리기도 했고, 먹다 남은 음료를 벤치에 내려놓은 채 버려두고 가기도 했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버려진 쓰레기를 피해 발밑을 살피며 걸어야만 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반복되는 쓰레기 대란에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명동 주민 최종인(50)씨는 “특히 밤이면 쓰레기와 소음에 밤잠을 못 이룰 정도다”며 “철저한 단속과 시민 스스로 본인이 버린 쓰레기는 본인이 챙겨가는 높은 시민의식과 준법정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구 한 관계자는 “수거차량이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주말과 휴일에 배출되는 쓰레기양이 어마어마한 실정이다”며 “CCTV와 경고문구를 게시해 불법투기를 금지하고 있지만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자발적으로 발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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