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아이디어·행정력 인정…2급까지 승승장구

‘9급 신화’ 이연 광주시 이사관, 아름다운 명예퇴직
탁월한 아이디어·행정력 인정…2급까지 승승장구
“후배들 길 터주고 파”…41년간 공직생활 ‘마침표’
 

광주광역시청의 ‘9급 신화’로 불리는 이연(58·사진) 지방이사관이 광주시의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헌신해 온 41년간 공직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아름다운 퇴장을 한다.

이연 이사관이 후배 공무원들에게 승진 기회를 열어 주기 위해 22일자로 명예퇴직을 하면서 공직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이 이사관은 어려운 가정형편과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광주살레시오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9급 공무원으로 백운동사무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동사무소 숙직실 한 켠에서 숙식을 하며 돈을 모은 그는 동생들이 자립한 후에야 조선대 법학과를 진학, 배움의 한을 해소했다.

그는 공직사회에 입문한 뒤 매사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돋보이는 기획력, 탁월한 행정력을 인정받아 요직을 두루 맡으며 2급 지방이사관까지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특히 님비시설인 화장장과 공원묘지를 동시 조성해 1천억원 예상을 절감해 전국 최단기 특별승진한 일화는 유명하다. 쓰레기매립장 설치 업무를 담당할 당시에는 쓰레기차량이 매립장에 들어가면 지역주민들이 일정 금액을 받는다는 아이디어로 전국 최초 공모를 통해 기피시설인 매립장을 주민 반대 없이 설치하기도 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광주의 랜드마크인 기아챔피언스필드를 탄생시키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고 광주FC·장애인국민체육센터 건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광주시청 내 후배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항상 따뜻한 큰 형이자 오빠처럼 대하며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이 나온다.

행정자치부 선거팀장, 교육총괄팀장을 비롯해 광주시 시민협력관, 교통건설국장, 문화관광정책실장, 자치행정국장 등을 두루 역임했고 지방이사관으로 승진한 뒤 시민안전실장을 거쳐 의회 사무처장으로 재직했다.

재임 기간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행자부 선거팀장 시절 공명선거유공 근정포장을 받았다. 화장장·공원묘지 설치에 기여한 공로와 더불어 ‘묘지공원 꽃단지화 방안’ 이 행자부 주관 창안상에 선정돼 두 차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 2017년에는 시련의 세월을 어머니의 사랑과 형제애로 이겨낸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담은 책 ‘대몽댁네 아이들’(유심 刊)을 펴내면서 공직사회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평소 어머니인 대몽댁 김진순 여사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강조한 그는 지난해 성균관유도회 총본부에서 수여하는 성균관장 효자 표창을 받기도 했다.

치열했던 공직생활을 뒤로 한 채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이 이사관은 고향인 북구 효령동에서 텃밭 농사 등 소일거리를 하고 봉사활동을 즐기며 ‘인생 2막’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 이사관은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을 실천하고 후배 공직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어 41년만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하게 됐다”며 “항상 광주시정의 발전을 응원하면서 후배들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활짝 웃었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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