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고 나눠 쓰자”…지역서도 ‘공유 문화’ 확산

“사지 말고 나눠 쓰자”…지역서도 ‘공유 문화’ 확산
<남도일보 나눔 시리즈-⑩장난감 도서관 完>
경제적 부담 줄이고 영유아 성장 발달 도와
빈부 경계 허물고…이웃간 소통 공간 역할도
 

최근 핵가족화와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주민 간 필요한 물품을 공유하는 나눔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 장난감’은 고가인데 비해 사용기간이 짧아 공유 물품으로 인기가 높다. 사진은 광주 동구 산수동에 자리한 푸른마을공동체센터 장난감도서관 안에 자리한 실내 놀이방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최근 핵가족화와 1인 가구 등이 증가하면서 주민 간 필요한 물품을 공유하는 나눔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사용빈도가 적은 물건과 도구 등 각종 자산을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공유하자는 공감대와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유 물품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어린이 장난감’이다. 장난감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놀이를 하기 위해서,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선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건이다. 하지만 적게는 1만~2만원부터 많게는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물건이기도 하고, 아이들은 장난감에 금방 싫증을 내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사용기간이 수개월에 한정된 고가의 장난감을 저렴한 비용으로 공유하는 ‘장난감 도서관’을 소개한다.

장난감 도서관이란 영유아의 보육에 필수적인 교육용 장난감이나 도서 등을 진열해 놓고, 일정 비용을 납부한 일반 시민들에게 물품을 대여해주는 서비스 기관이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장난감을 살 필요 없어 가계 부담감도 줄이고, 아이들에겐 새로운 다양한 장난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자녀를 둔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9곳의 장난감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살균·소독돼 밀봉된 대여 장난감을 고르고 있는 시민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희망장난감도서관

광주시청 1층 행정동 입구에 위치한 희망장난감 도서관은 광역지자체 청사 안에 설치된 전국 최초의 장난감도서관이다.

이곳은 접근성이 좋은 청사에 자리했다는 점을 비롯해 저렴한 비용으로 깨끗하게 관리된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어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희망장난감 도서관에는 보행기부터 점보 의자·콩콩이·자동차·킥보드·블록·인형·악기 등 감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1천200점의 다양한 장난감이 소독·밀봉돼 어린이 손님들을 기다린다. 진열된 장난감들은 활동 영역뿐 아니라 연령별로 구분돼 있어 아이에게 필요한 장난감을 맞춤형으로 선택해 대여할 수 있다.

장난감 대여는 회원제로 운영된다. 광주시에 주민등록 주소지를 두고 5세 이하 자녀를 둔 시민이라면 연회비 3만원(차상위·수급권자 제외)으로 장난감 1점당 최대 2주일까지 대여할 수 있다. 현재 회원은 2천235명에 달한다.

희망장난감도서관 옆에 자리한 자유놀이방과 블록방은 무료로 다양한 장난감을 즐길 수 있어 시민들에게 인기다. 무료다 보니 1회 1시간 이용을 원칙으로 한다.

자유놀이방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운영된다. 블록방은 평일 오후1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만 개방된다.
 

한번 대여됐던 장난감은 반납과 동시에 점검을 비롯해 살균·소독과정을 거친다. 사진은 희망장난감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가 장난감을 소독하는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푸른마을공동체센터 장난감도서관

광주 동구 산수동에 자리한 푸른마을 공동체센터 장난감도서관은 올해 1월 개관했다. 이곳은 동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민생경제를 살리고 이웃간 소통과 우리동네 생활 SOC를 연계해 살고 싶은 도시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 푸른마을공동체 센터는 장난감 도서관을 비롯해 어린이 실내 놀이터, 마을카페, 커뮤니티실, 다목적실, 공동작업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장난감 도서관은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이 곳은 장난감 585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연회비 2만원으로 월 2회, 회당 2점의 장난감을 2주간 무료 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욱이 대여되는 장난감은 매 차례 세척과 자외선 기계를 통한 살균·소독되기 때문에 좋은 장난감을 안심하고 빌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난감 도서관 바로 옆에 위치한 어린이 실내 놀이터는 1인당 1천원을 내면 1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실내 놀이터의 다양한 기구 역시 많은 아이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바깥놀이를 즐길 수 있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아이들을 돌보거나 장난감을 소독 수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누구나 깨끗한 환경에서 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7세 이하 미취학 아동들만 이용 가능하다.
 

광주 서구 동천동 여성친화마을에 자리한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은 장난감·도서 구입에 따른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영·유아의 놀이활동 촉진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강아지똥 행복학습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모습.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 제공

◇서구 강아지똥 어린이도서관

광주 서구 동천동 여성친화마을 강아지똥 어린이 도서관은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고 가치 있게 살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운영되고 있다. 이 곳은 2017년 12월 장난감·책 구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고, 영·유아의 놀이활동 촉진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첫 문을 열었다. 특히 부모의 사회적 신분에 상관없이 어린이들 만큼은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광주시의 지원을 받아 개관했다.

도서관이 자리한 서구 동천동은 국민임대 아파트와 일반 분양아파트가 공존해 주민간 양극화가 존재했다. 그러나 장난감 도서관을 통해 빈부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이 곳이 갖는 의미는 더욱 특별해졌다.

강아지똥 어린이 도서관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한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어린이를 위한 도서 5천여권과 장난감 1천여개가 비치돼 있어 영유아들의 놀이터로 안성맞춤이다. 일반회원은 연회비 3만원, 저소득층 가정은 1만5천원에 회원가입하면 장난감 1개, 도서 3권을 2주동안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2천원에 빌릴 수 있다.

단순히 장난감을 공유하는 것을 벗어나 영유아와 엄마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인근 광주천을 통해 생태인문학적 관심을 갖고 마을에서 봉사할 수 있는 동아리를 구성하는 ‘광주천 꽃피는 생태 인문학 교실’이나, 역사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 만들기 등으로 흥미를 유발해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오감만족 역사교실’,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사회 환원 활동을 할 수 있는 ‘신나는 보드게임 심화과정’ 등이 마련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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