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4곳 선정…광주은행 텃밭 수성에‘비상’

은행권, 광주 자치구 금고 유치 총력전 예고
연말까지 4곳 선정…광주은행 텃밭 수성에‘비상’
내달부터 공고…단일 또는 복수금고 선택도 검토

광주은행 건물 전경.

올해 말로 광주지역 일부 자치구 금고 약정기간이 만료되면서 차기 구금고 지정을 놓고 지역 향토은행인 광주은행과 시중은행들간 사활을 건 총력전이 예고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26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올해 연말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자치구는 동구, 서구, 북구 등 3곳이다. 여기에 심사위원 명단 유출 논란으로 법원 결정에 따라 구금고 재선정 절차를 진행 중인 광산구까지 모두 4곳의 금고 입찰이 다음달 본격 시작된다.

자치구는 3, 4년 주기로 금고 은행을 정한다. 매년 수천억 원 대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은행들로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기회다.

동구는 2016년 1월부터 올해 말까지 4년간, 서구와 북구는 2017년부터 올해 말까지 3년간 각각 광주은행과 계약했다. 모두 단일 금고를 운영하며 매년 동구 2천654억, 서구 4천589억, 북구 5천765억원 규모(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의 예산을 관리한다.

자치구들은 대체로 계약 만료인 90일 전인 그해 9월께 입찰 공고를 하고 신청과 심의 절차를 거쳐 금고를 선정한다.

하지만 지나친 과열과 잡음이 일면서 지난 3월 행정안전부는 금고 선정기준을 변경했다. 협력사업비와 국외평가기관 배점을 낮추고 관내 지점·무인점포·ATM기 수와 이자금리 배점은 늘리는 내용을 담은 새 규정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이에 올해 말 새 금고를 지정해야 하는 자치구와 이에 참여할 은행들 모두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해당 자치구들은 새 규정에 맞춰 조례·규칙를 변경했거나 변경 절차를 진행 중이다. 동구는 일부 조례 규칙을 개정하고 입법예고에 들어가 이달 안으로 공표할 예정이고, 서구도 조례를 일부 개정하고 지난 14일 공표했다. 북구는 조만간 조례 개정 입법예고를 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해당 자치구들은 기존대로 단일 금고를 운영할지, 1·2금고를 나눠 관리할지 여부도 논의 중이다.

올해 자치구 금고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은 절대적 우위에 있던 광주은행과 NH농협은행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남구에서는 금고를 맡아온 광주은행이 23년 만에 KB국민은행에 운영권을 넘겨줬다.

광산구에서는 KB국민은행이 농협은행에 비해 3배가 넘는 거액의 출연금을 제시해 농협은행을 제치고 금고를 차지했으나 심사위원 명단 유출로 법원 결정에 따라 재선정에 들어가게 됐다. 광산구는 지난 8일 금고 선정 관련 조례를 일부 개정하고 다음달 재선정 공고를 낼 전망이다. 광산구는 문제가 발생한 1금고 뿐만 아니라 2금고까지 함께 재공모에 나설지도 논의 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시중은행들이 영업력 과시를 위해 금고 쟁탈전에 나서면서 지방은행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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