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5·18묘지 사죄 계기로 여론 확산

내년 5·18 40주년…“전두환 이제 사죄해야”
노태우 장남, 5·18묘지 사죄 계기로 여론 확산

“신군부세력 참회 통해 용서와 화합의 장으로”
 

국립5·18민주묘지./남도일보 DB

최근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노재헌씨가 신군부 가해자 세력 가족 중 처음으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꿇고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도 진심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에는 5·18 진상규명이 마무리되고 전두환씨의 참회와 5·18 피해자들의 용서 등 화합의 장으로 승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28일 5·18기념재단 등 오월단체들은 노태우씨 본인의 직접 사과는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가해자들의 참회와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노태우씨 본인의 의사를 큰 아들에게 전달해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아직 미완의 5·18 진상규명 사실들이 많은데 그 부분을 해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5·18과 관련해 처벌받은 가해자 15명 중 가족이 사죄와 참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의미있는 일이었다”며 “그러나 본인의 직접적 의사표명이 있어야 하고, 고백과 함께 그 근거가 될 만한 기록물이나 증거들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후식 5·18부상자회장은 “아버지를 대신해 왔다는 것은 대견하지만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직접 사과를 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슬쩍 왔다가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사죄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일봉 5·18민주화운동교육관장은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를 하러 왔다는 것은 좋은 시각으로 본다”며 “뒤늦게나마 양심적인 고백을 한다는 것은 과거보다 의식 수준이 향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두환씨의 경우 아직도 반성할 줄 모르고 뻔뻔한 태도로 역사왜곡을 하고 있다. 끝까지 자신이 발포 책임자임을 은폐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일제 역사왜곡을 일삼았던 친일파 이병도 박사처럼 삶의 마지막 순간이 가까워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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