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권 관광이 뜬다
김우관 <남도일보 중·서부취재본부장>
 

최근들어 “전남 서남권 관광지도가 바뀌었다”라는 말을 흔하게 듣는다. 변화의 핵심은 신안 천사대교와 목포 해상케이블카 개통을 꼽을 수 있다. 여기다 올해 처음 국가 행사로 치러진 ‘섬의 날’행사도 큰 일조를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섬’과 연관돼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해 7월, 민선 7기 취임사를 통해 ‘섬과 해양관광으로 먹고사는 전남 건설’을 핵심 도정의 하나로 꼽았다.

전라남도는 가장 풍부한 천혜자원인 섬을 갖고 있다. 전국 2/3에 달하는 2천165개의 섬과 전국 50%가량을 차지하는 6천 743㎞의 해안선, 전국 최대·양질의 갯벌자원(전국 44%·세계 5대 갯벌)을 보유하고 있어 대한민국 해양수산의 중심지이다. 이처럼 섬은 전남의 미래 먹거리이자 미래를 좌우할 경제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섬으로 먹고사는 전남’의 가능성은 올 들어서 감지됐다. 그동안 전남 동부권에 과도하게 치중됐던 외지 관광객들의 추이가 서서히 서남권으로 분산되는 조짐이 일고 부터다. 전남도가 밝힌 올 1분기 전남지역 관광객 현황에 따르면, 총 관광객 수는 1천269만2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 951만1천여명에 비해 26%인 318만850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이를 시·군별로 보면, 동부권의 여수가 290만6천여명, 순천 135만7천여명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서남권의 목포는 99만5천여명, 신안 24만2천여명, 완도 22만2천여명 순으로 집계됐다. 물론 이같은 수치에서도 드러났지만 아직도 서남권 관광객 수는 동부권에 비해 월등히 저조한 상태라는 사실이다. 그나마 희망은 점차 서남권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제2의 전남관광 르네상스’기대

따라서 이같은 관광객들의 관광 패턴 변화는 ‘제2의 전남관광 르네상스’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동안 이동권에 제한을 받았던 ‘섬 관광’이 잇따른 연륙·연도사업의 결실로 관광객 견인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개통된 신안 천사대교의 등장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동안 섬과 섬끼리만 이어진 자은, 암태, 안좌, 팔금, 자라도 등의 외딴 섬들이 압해와 목포권역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왔다. 천사대교는 지난달 말 기준, 개통 150여일째를 맞았다. 이 기간동안 평일 6천 ~7천여대, 주말 평균 1만4천여대의 차량이 통과해, 지금까지 총 141만대의 통행량을 기록했다. 차량들의 행렬이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육지를 오가면서‘섬으로 ’의 행렬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태풍 ‘링링’의 강풍을 뚫고 개통한 목포 해상케이블카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결정적 요소다.국내 최장인 3.23㎞구간을 왕복 40분간 오가면서 ‘목포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관광객 유입은 시간 문제라는게 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군산과 달리 상대적으로 유명세를 타지 못했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도 올들어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논란이 제기됐지만 국회의원 ‘손혜원’ 효과 덕분이다.

국가 기념행사로 8월 8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치러진 ‘제1회 섬의날’행사 유치는 전남만이 보유한 섬과 해양관광의 경쟁력을 한층 배가시키는 촉량제 역할을 충분히 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경계해야 할 점도 있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욕심 때문에 저질러지는 무분별한 개발은 절대 금물이다. 섬과 바다가 갖고 있는 이야기를 꾸준히 개발해서 ‘스토리텔링’화 한다면 그 자체로서 관광자원의 가치가 충분한 이유 때문이다. 숙박시설과 주차장 등 여전히 태부족한 인프라 확충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다.

고생길 아닌 추억이 될 듯

내일(12일)부터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올해도 고향의 포근한 정을 찾아 이동하는 3천만명에 달하는 귀성행렬은 어김없이 이어질 것이다. 전남 서남권을 찾는 귀성객들은 추억의 한 장면을 담게 될 것이다. 상전벽해를 실감할 도로사정이 그 이유다.

연말 개통을 앞둔 영광 칠산대교가 귀성객들의 편의를 위해 임시 개통됐다. 칠산대교를 타고 무안 도리포를 거쳐 서해안 낙조를 보면서 김대중 대교, 천사대교를 통해 신안 섬 고향을 찾는 사람들은 흥겨움에 덩실덩실 어깨 춤이 절로 날 것이다. 50여년전 섬 사람들의 애환을 단적으로 표현했던 대중가요 ‘바다가 육지라면…’은 더이상 아픔이 아닌 추억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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