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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옥 변호사의 호남정맥 종주기 (29)‘봇재-무넘이재’ 구간

기사승인 2019.09.19  19: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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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옥 변호사의 호남정맥 종주기
(29)‘봇재-무넘이재’ 구간(2019. 7. 13)
녹차나무 정갈한 모습에 마음까지 정리되는 듯
산행시작 두시간만에 봉화산 정상…봉화대 복원
호남정맥에 U자 감싸인 보성군 등산로 잘 정비돼
배각산서 바라본 득량만 바다는 ‘한 폭의 수채화’
 

기러기재를 향하는 길에 만난 오봉산과 능선들.

6시 30분에 친구를 롯데마트에서 태우고 출발하여 화순을 지나는데 비가 조금씩 내린다. 7시 30분에 봇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비가 더 내리기 시작한다. 며칠 전 일기예보에는 오후 3시쯤 비가 온다더니 오늘은 할 수없이 우중산행을 해야 할 것 같다.

봇재에서 봉화산까지는 봉화산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등산로의 잡목도 깨끗이 제거되어 있어서 지금까지 구간 중 제일 상태가 좋다.

봇재부터 시작된 녹차밭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물론 사람의 손이 간 것이긴 하지만 길다랗게 줄지어 선 녹차나무들의 정갈한 모습에 마음까지 정리되는 듯하다.

봇재 바로 위의 녹차밭은 잡초 하나 없이 잘 가꾸어져 있었는데 30분을 지나니 고도가 높은 지대에 있는 녹차밭에는 잡풀이 무성하다. 불과 몇 달만 돌보지 않아도 녹차밭도 잡초밭이 되는 줄 처음 알았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이란 말도 있지만 밭도 몇 달만 방치하면 가시나무부터 돋아난다.
 

봉화산 정상에 복원된 봉화대.

산행시작 두 시간이 못 되어 봉화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봉화대를 복원하여 놓았는데 남해안에 출몰하는 왜구들 때문에 멀리까지 관망이 가능한 호남정맥 상에 봉화대를 설치한 모양이다.


봉화산에서 기러기재(그럭재)까지는 약 4.7km라고 안내표지판에 써 있다. 그럭재라고도 불리는 기러기재에 이르는 등산로도 예초기로 베었는지 깨끗이 정비되어 있다. 호남정맥이 보성군을 완전히 U자형으로 감싸고도는 사실을 이번에야 알았는데, 지금까지 지나 온 호남정맥 구간 중에 보성군 구간이 가장 잘 정비되어 있다.

비는 개일 듯 하다가 다시 내리는 등 오전 중에는 멈출 기색이 없다. 봉화산 다음의 두 번째 봉우리인 배각산은 트랭글에서만 배지를 줄 뿐 정상 옆으로 정맥 길이 지나가 정상은 볼 수도 없다. 정맥 오른쪽에는 득량에 있는 오봉산과 득량만 바다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드리워져 있다.
 

마음까지 정갈해지는 봇재의 녹차밭.

11시경 그럭재를 지나고 11시 40분경 풍치재에 이르러 점심을 먹었다. 마침 비가 멎어서 잔디 위에 우의를 깔고 폭삭 주저앉아 편안히 점심을 먹었다. 친구가 보성 미력이 고향인 박해동 형에게 전화하더니 “대룡산은 맨날 소 뜯기고 나무 하던 산이라고 하신다”고 전해 준다.

점심을 먹고 정맥 상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대룡산을 스쳐 지나서 오후 2시경 오도치에 다다랐다. 비가 더 오면 오도치에서 멈출 생각도 있었지만 비가 거의 개어서 무남이재까지 그냥 가기로 했다. 친구는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고 했지만 내가 강행하는 통에 엉겹결에 따라온다. 하긴 나도 오른발 엄지발톱이 반쯤 깨져서 약간씩 통증이 있다.

오도치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1km쯤 남진하던 정맥은 다시 동진을 하더니 파청치에 이른다. 파청치 고개에는 철봉 등 체육시설을 잘 비치해 놓았고, 그곳부터 방장산까지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다. 아마도 방장산 정상의 통신탑도 관리하고 임도 역할도 하는 도로 같다. 포장이 되어 있어서 걷기는 편한데 산을 타는 기분은 역시나 흙길만 못하다. 오후 3시 10분경 큰 통신탑이 있는 방장산에 이르러 정자에서 과일을 먹었다. 갑자기 굉음이 나더니 산악오토바이를 탄 청년 둘이 나타난다. 두 사람은 뭐라고 알아듣지 못할 대화를 나누더니 바로 방향을 바꾸어 주월산 방향으로 사라져 버린다.
 

배거리재에서 만난 고인돌(돌무덤).

535m의 방장산에서 558m의 주월산까지는 마치 산성 위를 걷는 것처럼 평평하다. 지도상에 이드리재, 배거리재 등이 보여 오르락내리락 할 것으로 오해했더니 거의 평지길이다.

주월산 정상을 0.6km 앞둔 이드리재에 이르니 마침 긴 의자가 놓여 있어서 쉬기에 편하다. 남은 과일과 계란을 나누어 먹고 주월산을 향해 오르는데, 정상 근처에 가 보니 바닥에 덕석이 깔려 있다. 게다가 정상 바로 아래에는 텐트들이 여러 채 들어서 있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주월산 ‘소통의 숲 윤제림’ 표지석에 선 필자.

보성군에서 ‘소통의 숲 윤제림’을 가꾸면서 주월산 정상까지 차가 다닐 수 있는 큰 포장도로를 내어 놓아 차로 올라 온 사람들이다. 주월산(舟越山)은 먼 옛날에 큰 해일이 일어났을 때 배가 이 산을 넘어 갔다 해서 붙인 이름이란다. 근처의 배거리재는 배가 걸린 곳이란다. 노아의 홍수 아니고는 550m가 넘는 주월산까지 바다가 넘칠 리가 없는데 전설이 신기하기만 하다. 하긴 선운산 꼭대기에도 “배멘 바위”가 있고 신안 두봉산, 승봉산에도 먼 옛날에 바다가 위 산을 넘쳤다는 전설이 있는 것 보면 사람이 살던 먼 옛날 큰 홍수나 해일이 있었나 보다.

주월산에서 새로 난 임도를 마다하고 30여미터를 가시밭길을 헤쳐 나오니 임도의 화장실 건물로 내려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솔길 같은 정맥 길이 나오는데 앞서 간 자국은 아까 본 산악오토바이의 바퀴자국이다. 주월산에서 2km 지점에 있는 무남이재까지는 정비는 안되어 있지만 하산길이 뚜렷하여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무남이재 바로 위에 무남이봉(411m)이 나타나 지친 발걸음을 잡는데 10분도 안되어 정상을 내어주고 만다.

오후 5시 10분에 무남이봉을 넘어 5시 30분에 무남이재에 다다랐다. 보성 겸백 택시(061-853-2700)에 전화를 했더니 10분 만에 머리가 허연 기사님이 도착한다. 트랭글상 25.6km를 평균속도 2.9km로 걸었다고 나오는데, 트랭글을 늦게 켠 것을 감안하면 26km 이상을 걷은 셈이다.

6시경 차를 회수하여 회천 해수 녹차탕에서 땀과 하루의 피로를 씻고 득량만 횟집에서 바지락 무침 비빔밥을 배불리 먹고 귀가 길에 올랐다. 글·사진/강행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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