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깨지고 다치고 농작물 피해까지 ‘3중고’

잇단 태풍에 돼지열병 우려…광주·전남 ‘초비상’
강풍에 깨지고 다치고 농작물 피해까지 ‘3중고’
돈사 소독 효과 저하·매몰지 침출수 유출 우려
 

오동도 방파제 덮친 파도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중인 22일오후 여수시 오동도에 더욱 거세진 파도가 방파제를 집어삼킬 듯이 밀어닥치고 있다.동부취재본부/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17호 태풍 ‘타파’가 강타하면서 광주·전남 전역이 비상에 걸렸다.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기존 소독의 효과가 저감되고 폭우와 홍수에 따른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이동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남도와 도내 22개 시·군이 태풍 피해 최소화와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방역을 위해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전남도는 22일 도청 정철실에서 김영록 도지사와 실·국장, 부시장·부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제17호 태풍 ‘타파’ 대처사항 점검 영상회의를 열었다. 김 지사는 인명피해 최소화와 방역에 온힘을 쏟을 것을 주문했다.

김영록 지사는 “가을 수확기인데다 태풍 ‘링링’의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비를 동반하고 있고, ‘링링’ 때보다 체감 강풍의 강도가 매우 커,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철저한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특히 김 지사는 태풍이 지나간 뒤 양돈장 내외부 소독을 실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에도 각별히 신경써줄 것을 독려했다.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22일 오후 현재 광주·전남에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하늘과 바닷길, 땅길이 모두 막혔으며 정전 피해도 속출했다.

광주시와 전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오후 6시 기준 87건(광주 30·전남 57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인명 피해는 2건으로 곡성과 목포에서 유리창이 파손되거나 건물 외벽 벽돌이 떨어져 총 5명이 다쳤다.

태풍이 근접한 여수에서는 신호등이 넘어지거나 창고 지붕이 내려앉고 공중전화 부스가 넘어지는 등 전날부터 17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광주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공사 현장 외벽이 기울고 간판이 흔들리는 등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목포·여수·완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운항하는 52개 항로 80척 운항도 전면 통제 중이다. 무항공항 국제선 일부를 제외하고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에서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은 대부분 결항됐다.

태풍으로 인한 폭우로 농장 진출입로, 축사 주변 등에 도포된 생석회가 씻겨 내려가 소독 효과가 저하되고, 일부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될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존력이 강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폭우를 틈타 이동,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태풍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저지대나 산사태 위험지역, 붕괴 우려가 있는 노후 건물에 있는 주민들은 마을회관 등 미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권에 든 22일 오후 전남 여수시 연등동에서 토사가 도로로 흘러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는 가운데 22일 오후 여수 국동항에 어선들이 대피해 있다.동부취재본부/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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