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개 광역지자체 대상 국제관광도시 공모…‘들러리’ 우려

광주 국제관광도시 도약 ‘첩첩산중’
정부 6개 광역지자체 대상 국제관광도시 공모…‘들러리’ 우려
외국인 관광객 방문·국제공항·특급호텔 현황 등 평가 반영
시내면세점 유치 ‘난항’…어등산 관광단지 이번 주 ‘기로’
 

당초 ㈜어등산리조트가 조성하기로 했던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대상지

광주광역시가 타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외국인 관광객과 특급호텔 수에 발목이 잡히면서 국제관광도시로의 도약에 제동이 걸렸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문화관광체육부는 지난 15일부터 12월 4일까지 광역시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관광도시 1곳과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관광거점도시 4곳을 육성하기 위한 공모에 나섰다.

국제관광도시는 관광객 방문이 편중된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광주·인천·대전·대구·울산·부산 등 6개 광역시 중 세계적 수준의 관광매력과 경쟁력을 갖춘 도시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도시에 대해서는 500억원(국비 250억·시비 250억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관광 브랜드 전략 수립, 지역 특화 관광 자원과 콘텐츠 개발, 도시 접근성 개선, 홍보·마케팅 등을 종합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이번 공모에 참여할 경우 들러리로 전락할 공산이 커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모 평가 기준이 외국인 관광객 방문 수와 특급호텔·국제공항 및 국제여객터미널 등 관광 인프라와 편의시설 등에 맞춰지면서다. 부산·인천 등과 비교했을 때 광주시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통계 분석 결과 광주지역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2013년 15만8천명에서 2014년 5만6천명, 2015년 10만6천명, 2016년 8만6천명, 2017년 14만4천명으로 전국 외국인 관광객 대비 1%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관광객 숙박시설인 호텔도 5성급 고급호텔은 전무하다. 4성급 2곳, 3성급 3곳, 2성급 3곳, 1성급 4곳 등 11곳이 전부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신규시설 건립 계획이나 인근지역 연계 등도 감안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무안국제공항이 인접해 있어도 광주시 관내가 아니라는 점에서 평가에서 제외되며 시내 면세점·특급호텔 유치 계획 등은 유명무실해졌다. 광주 뿐만 아니라 대전·울산 등도 사정은 비슷해 이번 공모가 특정 광역 지자체를 염두에 둔 공모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는 국제관광도시로 거듭나고자 지난 4월 교수 등 전문가, 시 관계자 등이 관광전략개발 TF를 구성하고 광주 관광분야 현황과 장기발전전략 등을 논의했다. 또 국제공항·항만 등이 있는 인접시·군과 광역생활권협의회 등을 열고 관광활로 모색 등에 나섰다. 하지만 공모 평가 지침이 기대와는 다르게 전개되자 공모 신청 여부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 년간의 노력 끝에 이뤄낸 시내면세점 유치도 유통대기업들의 투자 난색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는 지난 5월 기획재정부 보세판매장(면세점)제도운영위원회에서 신규 대기업 면세점 특허를 따낸 이후 신세계,롯데, 신라면세점 등을 비롯해 면세점 운영에 나서지 않고 있는 대기업까지 접촉하고 투자를 독려했으나 기업 측에서 사업성이 현저히 낮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시내면세점 투자를 위해선 기업들이 오는 11월 4일까지 접수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없어 최악의 경우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특급호텔 유치를 전제로 한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도 안정성 확보를 위해 마련한 이행보증금 납부 방식을 두고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약이냐, 지위 반납이냐 기로에 놓여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진건설 측이 전체사업비 5천600억원 가운데 10%인 480억원 분할납부 의사를 밝혔지만 광주시가 ‘수용불가’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서진건설에게 이번 주 안으로 이행보증금 납부 여부를 통보해주라고 요구했다. 서진 측의 입장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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