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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443)

기사승인 2019.10.17  19: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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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443)

제4부 풍운의 길 3장 안현전투(443)

이원익은 고맙긴 하면서도 임금이 머문 공산성이 궁벽한데다 경호 따위가 등등이 어수선해서 일단 군사를 뒤로 물리도록 했다.

“전라도 병사는 이인역으로 퇴군하여 유진(留陣)하도록 하라.”

그는 관인과 병부를 받아 연양군 이시백에게 주었다.

“이인에서 전라도 군병을 지휘하고 조정에서 명령이 있을 때까지 유진하도록 하시오.”

이시백이 물러나자 이원익은 도순찰사(都巡察使) 자격으로 전라 병사를 체포해 곤장으로 내려치려 했다. 전라 병사가 나서서 항의했다.

“소인이 군대를 거느리고 상감을 모시려고 입위하는데 무슨 죄로 치죄하려 하십니까.”

“어가가 공산성에 입위하실 때 지시도 없는데 들어온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

“화급한 일로 알고 무작정 당도하였나이다. 전쟁 중에 이보다 더 급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근왕병 숫자도 부족한 판에 상감마마께옵서도 고마워하지 않았습니까. ”

“그렇지 않다. 고마운 것은 차후의 일이다. 입위하려면 오십리 밖에서 대령해야 할 터인데 어가 턱밑까지 들어온 것은 웬 까닭인가.”

병사는 격식을 차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쫓겨났고, 전라도 군병들은 이시백의 휘하로 들어갔다.

왕이 떠난 도성은 난군대장 이괄을 환영하는 소리가 드높았다. 도성을 떠난 임금을 향해 원망하는 소리가 높더니 이괄이 들어온다고 하자 민심은 이렇게 돌변해있었다.

선봉대로 들어온 이괄 부대의 한 부장이 소리쳤다.

“도성 안의 양민들은 동요하지 말라. 우리는 백성들의 해방군이다. 이괄 장군이 입성하셔서 여러분을 돌볼 것이다. 탐관오리와 부패 중신들을 몰아내고 새 임금을 모신 가운데 천지개벽 세상을 열 것이다. 백성들의 세상을 활짝 열 것이다. 가자. 연신내로 이괄 장군이 입성하신다. 이괄장군의 개선을 환영하러 나가자.”

백성들을 선동하자 당장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는 백성들을 몰고 무악재로 나갔다. 안현고개-홍제원-연신내-삼송리에 이르는 연도에 어느새 인파로 가득했다. 호기심과 기대, 그리고 조금은 겁먹은 백성들이 나왔지만 새로운 변화를 보겠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벌써 만고충신 이괄 장군이 되어가는 분위기였다.

각 관청의 관속들이 의관을 정제하고 거리로 나와 입성하는 이괄 부대를 영접했다. 난군이 역성혁명에 성공하는 듯하자 어느새 의군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임금이 궁궐을 비웠으니 새 세상이 열린 것으로 백성들은 보았고. 관속들도 수용하고 재빨리 변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이괄의 아우 수는 동지 이충길과 이시언의 아들 욱을 데리고 모집한 수천 군사를 이끌고 무악의 북쪽 홍제원으로 나갔다. 개선하는 이괄 본진을 환영해야 하는 것이다. 이윽고 이괄의 말이 삼송과 연신내, 녹번역을 지나 홍제원에 이르렀다. 이충길과 욱이 이끌고 온 군사 수천 명이 창과 칼을 하늘에 찌르며 환호성을 올렸. 이괄이 칼을 뽑어든 모습으로 흰 말을 타고 늠름하게 들어왔다.

“자, 이제 마지막 진군이다. 길마재를 넘어 도성으로 가서 궁궐을 접수할 것이다.”

뒤따르는 난군들이 와-,함성으로 맞받는다. 온 산하가 흔들릴 지경이다.

“천군만마는 질서정연하게 행군하면서 환호하는 백성들에게 웃음으로 화답하라. 우리는 의군이다. 만백성의 벗으로 왔다는 점을 각인시키라!”

다시 와 함성이 일었다. 이괄이 탄 말 잔등에는 ‘창의군 총대장 이괄 장군’이란 글씨가 씌어진 붉은 깃발이 허공을 향해 꽂혀있다.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면서 말이 또각또락 길바닥을 울리며 걸어나가자 마상의 이괄은 천하를 얻은 기분이었다.

이괄의 아우 수가 이끈 영접부대의 농악대가 요란한 꽹과리 소리와 징이 울리지 백성들이 더 많이 연도에 모여들었다. 소라, 호적, 꽹과리, 장구, 징, 북을 쳐대며 길마재를 내닫는 기세가 하늘을 진동했고, 병사들이 시위하느라 공포도 사이사이 쏘니 도성은 이괄의 세상이 된 듯했다.

정충신은 선발대를 앞세우고 이미 안현고개에 들어와 이괄의 입성을 빈틈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장군, 이괄이 도성을 접수하니 백성들이 난리가 아니군요.”

정충신 전부대장을 수행한 김막돌 부장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내버려두게. 저것들은 빈 조개껍질 속에 들어온 게나 다름없단 말이야.”

“조개껍질 속에 들어온 게라니요?”

“생각해보게 빈 궁궐 쳐들어가서 만세 불러봐야 무슨 의미가 있나? 며칠 내로 끝나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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