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관련 보안사 사진 이어 문서 2천321건 공개

편의 공작대 운용, 화염방사기 사용, 무장 헬기 출동 적시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종교계, 언론계, 재야 인사 동향 파악

프로야구 경기조정, 5·18 소재 영화 등 제작에 사전 관여

5·18 사태 전문일지(상황보고) 내용 중 한 페이지.
지난 주(11월 26일) 5·18 사진첩 13권 공개에 이어 보안사가 5·18과 관련해 생산·보유하고 있다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한 문서 및 자료 2천321건이 추가로 공개됐다.

5일 대안신당 수석대변인 최경환(광주 북구을) 의원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는 1979년 10·26 이후 보안사가 1980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한 5·18 관련 각종 문서 및 자료로 전자파일, 종이문서, 마이크로필름, 사진첩, 5·18 청문회 영상 기록 등이다. 자료가 방대해 이번에 문서 자료 목록 전체를 공개하고, 일부는 원본을 입수해서 분석한 것이다. 국가기록원에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정보공개를 요청하면 누구든 볼 수 있는 자료다.

이번 자료는 국방부(군사안보지원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11월 15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공개 결정에 따른 후속 공개 조치이다.

공개된 문서 목록과 자료를 보면 5·18 당시 보안사가 각종 기관 및 자체적으로 수집한 상황일지 전문, 군 작전일지, 전남 도경 상황일지, 5·18 직후 군의 작전 상황 전반 및 문제점을 분석해 추후 대책을 마련한 ‘광주사태 분석’ 문건 등 자료들도 상당하다.

이외에도 1988년 국회 5·18 청문회 대비용 전두환 관련 질문 응답 문건, 1995년 5·18 특별법 제정에 대비한 동향, 매년 5·18에 즈음해 보안사 및 안기부 등이 파악한 광주·전남 동향,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물 동정, 5·18 단체, 정치계, 종교계, 언론계, 노동계, 재야, 군 동향 파악 문건 등이다.

5·18사태 분석 내용 중 소탕 작전 회의 내용.
문서 원본 중 전투교육사령부가 1980년 7월 작성한 ‘광주사태분석’(3급 기밀해제, 문서목록에는 2급이지만 원본을 보면 3급임)에 의하면 ‘초기 해산 위주의 작전 미실시로 혼란’이라며 군이 초기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 강경진압을 유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자료에는 또 편의공작대 투입 및 운영 사실, 정보요원으로 민간인 45명을 활용한 사실, 화염방사기 30대 사용 사실, 유사시에는 항공 자원을 기동타격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보안사가 감청, 민간 정보요원 및 편의 공작대, 각 유관기관 등을 통해 수집한 ‘광주사태 상황일지 전문’을 보면 시간대별로 5·18 진행 상황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무장헬기 해남 현지 급파’, 31사단장 명의로 ‘폭도들이 선제공격 시 무차별 사격하라’는 지시 등도 확인되고, 5·18 당시 전국 동향, 심지어 서울 관내 고교 교련용 무기까지 회수했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1988년 헬기 기총사격 진압 의혹에 대한 보안사의 첩보 수집, 이에 대한 전두환의 반응, 국회 5.18 청문회 대비 전두환 발언 및 예상 질문 응답, 특별법 제정 대응, 5·18 단체 와해 공작유도, 망월동 묘지 이전 및 주민 순화 대책(소위 무등사업계획 및 비둘기 사업) 문건도 나온다.

5·18 사태 당시 광주시의 일반현황을 담은 자료.
1986년 5월 광주 프로야구 관람객들이 5·17 전야제 및 5·18 추모제에 결합할 것을 우려해 경기 장소를 전주로 옮기려 했고, 실제로 18일 경기는 전주에서 열리고 경기 시간도 한 시간 앞당겨 진행됐다.

이외에도 5·18 영화 ‘꽃잎’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총선에서 사용할 것이라는 동향 분석, 5·18 관련 영화, 드라마 제작에 사전 관여했던 사실도 기록돼 있다.

최 의원은 “오늘 공개된 문서 목록에 의거해서 원본 자료를 분석하면 5·18 당시 계엄군 진압 작전의 진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조작과정의 전모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다수 발견되고, 가해자인 신군부의 정권찬탈 과정 및 정권찬탈 이후 전두환, 노태우 등 5공, 6공에 걸쳐서 이루어진 5·18 왜곡, 조작, 공작 관리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적인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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