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희망…광주를 지키는 IT·문화기업<5>매그논스튜디오

상상을 현실로…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글로벌 시장 공략

특수 시각효과 VFX기법으로 영상 완성도 높여

기생충, 호텔 델루나 등 유명 영화 다수 참여

베트남 지사로 인력난·해외 진출 ‘두마리 토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 입주해 본사를 두고 활동하는 매그논스튜디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매그논스튜디오 명정희(35·여)대표. /매그논스튜디오 제공

영화가 한편 제작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기술이 투입된다. 촬영, 미술, 편집, 음악, 등이 있지만 단연 가장 눈에 띄는 작업은 VFX 일 것이다. ㈜매그논스튜디오는 광주에 본사를 두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이다. VFX를 기반으로 영상의 후반작업을 담당하는 매그논은 2011년 광주에 법인 설립 후 5년 뒤인 2016년에 베트남 호치민과 중국 북경에 지사를 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미국, 중국에 이어 최근 베트남까지, 세계 여러나라와 다양한 VFX 영상 제작 계약을 채결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고,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이름만 들어도 “아! 그 영화?”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
 

매그논스튜디오가 VFX기술로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에 특수효과를 넣는 과정. /매그논스튜디오 제공
매그논스튜디오가 VFX기술로 탄생시킨 영화의 한장면. /매그논스튜디오 제공
매그논스튜디오가 VFX기술로 탄생시킨 영화의 한장면. /매그논스튜디오 제공

■상상을 현실로 만든는 기업

명정희(35·여)대표는 매그논스튜디오를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업체’라고 표현했다. 주로 3D 모델링, FX시뮬레이션, 컨셉아트, 프리비즈 영상 제작 등 영화 VFX 제작을 전문으로 한다. 쉽게 말해 우리들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CGI 기술을 활용해 영상의 후반작업을 하는 업체다. 고대 멸종했던 공룡이 현대식 빌딩이 가득한 서울 한복판에 등장하거나, 화산이 폭발하고 태풍 등 자연재해가 불어닥친다. 현실에서는 상상만으로 가능했던 일들이 매그논의 손을 거치면 영화의 한 장면으로 나타난다.

매그논은 광주에 위치한 중소기업이지만 참여한 작품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히트작들이다. 대표적으로 자연재해를 소재로한 영화 ‘판도라’와 ‘타워’ ,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호텔 델루나’등이 있다.

올해로 9년차에 접어든 매그논은 VFX뿐만 아니라 미래 시장을 겨냥할 뉴미디어 홀로그램, VR 등의 사업도 충실히 준비 중이다. 매그논은 지난 2017년 ‘공연용 홀로그램 콘텐츠 공동제작자 모집’을 통해 광주시의 보조금을 받아 홀로그램연극을 준비했다. 이어 다음해인 2018년에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홀로그램극장에서 ‘어린왕자의 선물’이라는 뮤지컬 인형극을 선보였다. 인형극은 광주지역에서 상영된 첫 홀로그램 작품으로 지역상생의 모습과 매그논의 미래지향적 전략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됐다.
 

매그논스튜디오의 해외지사 중 하나인 베트남 호치민의 스튜디오. /매그논스튜디오 제공
베트남 지사에서 현지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매그논스튜디오 제공

■베트남 지사로 경쟁력 제고

매그논은 2016년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세운 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7년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칭화포럼 참여를 시작으로 2018년 베이징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영화제작에 약 2억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19년도에는 VFX 및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 스튜디오와 콘텐츠 VFX 제작 사업 및 미디어 사업 전반의 협력을 위한 MOU를 채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영화, 드라마는 물론 VR·AR홀로그램 등 뉴미디어 장르로의 사업 확장도 도모했다.

뿐만아니라 해외지사 설립은 인력난 해결이라는 황금알도 낳았다. 문화·IT관련 기업 특성상 타 업종에 비해 일하는 시간도 길고 급여가 낮을 것이라는 선입견에 인력난은 고질병이었다. 매그논은 베트남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활동과 설명회 등을 펼쳤고, 이는 인력수급으로까지 이어지며 현재 약 40명의 직원을 유지하고 있다. 초기 베트남 지사는 직원들의 업종 관련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업종 특성상 관련 전문지식은 필수였지만 열악한 환경과 인프라의 부족으로 기초가 되는 그래픽작업도 거의 해본적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매그논은 꾸준한 교육활동을 펼쳤고, 초기 한국 수주의 밑작업에 불과하던 업무들은 4년이 지난 지금 자체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이르렀다.

명 대표는 “불과 1, 2년 전 만 해도 한국의 일 중 접근이 쉬운 작업 위주로 했지만 수준이 많이 올라 이젠 한국의 경력자들 만큼의 능력을 발휘 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사를 통한 적극적인 사업 확장은 지속될 것이며, 이를 통해 더 경쟁력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그논스튜디오 로고.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제조업? 디지털제조업?

명 대표는 VFX업종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특히 광주라는 지역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영화 VFX업종을 유지한다는 것과 최근 인건비 및 물가 상승 대비 업계단가를 비교해 본다면 고부가가치가 큰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들로 영화 업계를 빠져나가는 젊은 친구들에 대한 걱정도 컸다. 명 대표는 “영화가 좋거나, 그래픽 작업이 좋아서 모인 친구들이 하나 둘 빠져나갈 때면 걱정이 앞선다”며 “한국의 VFX 산업의 한계에 부딪혀 기술을 포기하거나, 외국으로 발걸음을 돌린 아티스티들을 보면 한국 업계의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고 말했다.

매그논은 인건비 상승과 시스템 유지 및 보수, 소프트웨어 구입비용 등 고정 지출이 매출 대비 부담되는 상황 속에서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는 사업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진흥지구인 CGI센터 입주와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한 마케팅, 교육, 소프트웨어 지원사업은 매그논과 같은 중소기업들에겐 가뭄 속 단비 같은 지원정책이다. 명 대표는 “제조업, 즉 디지털 제조업이라고 칭하고 싶은 한국 VFX 업계 성장을 위해 현실적인 지원제도가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 특성상 밤을 새며 작업하거나, 마감의 압박을 받을 때는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지만 직원들과 함께 참여해서 만든 작품들이 상을 받거나, 엔딩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갈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매그논은 힘든 일도 많이 있지만 일이 즐겁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만큼 더 빨리 성장해 광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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