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살기 좋은 세상 만들기 ‘도전장’

도전과 희망…광주를 지키는 IT·문화기업<6>바른기술
반려동물이 살기 좋은 세상 만들기 ‘도전장’
놀이습관, 식습관, 생활습관 데이터 축척 ‘플랫폼 역할’
일대일 애완견 맞춤 인공지능 장난감 ‘스마트볼’개발
‘SKT 스마트앱세서리 공모전’에서 최우수상 수상도
 

바른기술이 만든 ‘스마트볼’은 2014년에 열린 ‘SKT 스마트앱세서리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바른기술 제공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며 애견카페, 반려동물 학교 등 관련 업종들이 늘어났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장례식장, 보험 등까지 생겨나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는 등 주가를 올리는 중이다. ㈜바른기술은 반려동물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업체다. 작년에 출시한 스마트볼은 시중에 판매되는 흔한 ‘혼자 움직이는 공’에 스마트함을 더했다. 주인이 없는 시간 혼자 있는 애견들에게 친구의 역할을 해줄 뿐만 아니라 놀이습관을 파악해 해당 애견에게 맞춤형 놀이 장난감으로 진화한다. 이 볼을 통해 놀이습관과 관련된 데이터가 축척되고, 그 데이터들은 향후 반려동물과 인간을 이어줄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른기술 박희만(45)대표.

◇생활 밀착형 기술 개발하고파

㈜바른기술 박희만(45) 대표의 창업은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제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라는 고민에서 부터 시작했다. 전남대학교에서 정보보안 박사학위를 취득해 공통보안기술, IOT 정보가전기기 등의 분야에서 오랜세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주로 미래에 활용될 보안 기술들이 었다. 박대표는 너무 동떨어진 미래를 대비해 연구하는 것이 와닿지 않았고, 일상생활에 지루함 마저 느꼈다. 같은 연구소에 있던 동료 또한 비슷한 감정을 느껴 함께 2012년에 창업을 결심했다.

시작은 2012년에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실전창업리그’였다. 당시에는 ㈜바른앱의 법인명으로 활동하던 회사는 ‘주 - Money(주머니)’라는 가게부 어플을 개발해 공모했다. 어플은 클릭 한번으로 어느가게에서 어떤 것을 샀는지까지 기록되는 기능을 가졌다. 기존 가게부 어플들이 자세한 구매 품목까지 기록되지 않고, 단순히 마트의 이름과 액수만 나오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것이 계기였다. 이들이 개발한 주머니는 구매처 뿐 아니라 자세한 품목과 액수까지 기록되는 기술을 도입했다. 박 대표는 “기존의 가게부 어플들을 사용 할 때 느낀 불편함들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주머니의 원리는 개인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에 있다. 각 개인이 사용하는 해당 카드사에 문의를 해본다면 어디서 무엇을 얼마나 샀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주머니를 통해 각자 문의하는 불편함을 덜어주는데 주력했고, 몇가지 동의 절차만 거쳐 이를 가능케 했다”고 덧붙였다. 주머니는 기능과 가능성을 인정받아 해당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바른기술의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바른기술의 ‘스마트볼’은 반려동물 장난감으로 비만과 분리불안증 해결에 도움을 준다 /바른기술 제공

◇인공지능 장난감 ‘스마트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1천만명에 도달했다.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며 개를 기르는 인구는 75%, 고양이는 31%다. 반려동물의 40%는 혼자 남아 있을 때 불안감을 느끼는 분리불안을 겪고, 2마리 중 1마리는 비만 등에 걸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적인 문제도 있지만 육체적인 문제도 무시 할 수 없었다. 주머니 어플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회사는 다음 타겟으로 이점을 주목해 스마트볼이라는 로봇을 제작했다. 스마트볼은 주인이 없어도 반려동물이 혼자 놀고 운동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로봇이다. 시작은 반려동물로 강아지를 기르는 직원의 아이디어였다. 바쁜 일상에 강아지와 자주 함께 있지 못했던 직원은 어느 날 강아지가 자신을 경계하는 것을 느꼈다. 다시 관계를 회복하려 놀이도구로 개발한 로봇이 스마트볼의 초기였다.

스마트볼은 공 모양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애완동물과 놀아주는 놀이용 로봇이다. 여기까지는 기존 시장에 나온 장남감들과 비슷하지만 스마트볼은 여기에 인공지능을 추가했다. 애완동물이 볼을 물거나 갖고 놀면 인공지능은 이를 기반으로 해당 동물의 취향을 분석, 기록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형과 대형, 고양이, 강아지 등에 적용해 각각 다른 반응으로 움직인다. 바른기술의 스마트볼은 2014년에 열린 ‘SKT 스마트앱세서리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박 대표는 “보안업계 특성상 다양한 분야에 능통해야 되기 때문에 분야가 달라 보여도 제작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라며 “그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른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토인부가 주관하는 지역SW융합제품상용화지원사업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수행했다. 결과로 스마트볼 고도화,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상용화, 크라우드펀딩 성공, 과기부 장관 표창 등 많은 실적을 쌓으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마트볼은 인공지능 기반 장난감으로 반려동물의 놀이 습관 데이터를 쌓아 움직임, 패턴 등이 변하는 1:1 맞춤 장난감이다. /바른기술 제공

◇연구실 바깥 세상

바른기술은 박사들이 모인 집단인만큼 기획과 제작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양산의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처음 스마트볼을 기획하고 제작했을 때 추천을 받고 중국 심천의 한 공장을 방문했다. 스마트볼을 제작하기 위해서 폴리카보네이트라는 제품이 사용된다. 바른기술은 틈이 없는 공모양으로 만들길 원했지만 해당 공장에서는 그런 기술을 가진 기술자가 없었다. 계약은 체결했지만 출고되는 제품의 불량률이 50%가 넘었고, 큰 액수의 계약금을 지불한 뒤 공장을 다시 찾았다. 3번의 시도 끝에 지인의 추천을 받아 한국인 기술자가 상주하며 기술을 갖춘 공장을 찾아 계약을 맺었다. 박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폴리카보네이트 원료를 녹여서 굴곡 없이 만드는 것이었지만 워낙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해 공장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라며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던 사람들이라 이런 사업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스마트볼을 갖고 노는 애견. /바른기술 제공

◇빅데이터 갖춘 플랫폼 역할

바른기술은 빅데이터 기술을 갖춘 기업을 지향한다. 지금은 그 기반이 될 데이터를 쌓으며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스마트볼이며 이것을 통해 반려동물의 놀이습관 데이터를 쌓고있다. 박 대표는 “생활습관, 식습관, 놀이습관 이 세가지를 알면 동물의 모든 생활패턴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쌓인 데이터로 반려동물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며 “우선은 데이터를 쌓기 위해 런칭한 제품들이 잘 팔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더 나아가 반려동물 스마트용품 시장의 한 획을 그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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