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낡고 비좁아 환경 열악…새로운 활력소 필요”

남도일보 기획-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①영구임대주택 공동체 재생 시범사업
(하)영구임대아파트 문제
“시설 낡고 비좁아 환경 열악…새로운 활력소 필요”
광주지역 14개 단지 1만5천여세대
주거급여 대상·1인가구 60% 넘어
선입견에 입주 기피…공실로 이어져

광주에선 지역내 영구임대아파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공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구임대주택공동체재생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빈집과 청년의 달콤한 동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사업은 거주 공간을 필요로 하는 청년들을 영구임대주택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공실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의 재능과 활동을 마을 공동체 활성화와 연계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광주사회혁신 플랫폼 제공

광주지역에 자리한 영구임대아파트는 14개 단지 1만5천370세대다. 영구임대아파트 가운데 10개 단지 1만3천920세대는 완공된 지 많게는 29년, 적게는 27년이 넘었다.

영구임대아파트 주민구성은 주거급여 대상자가 66%, 고령자·장애인 1인 가구는 62%를 차지한다.

한 사례로 1991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은 광주 광산구 하남주공1단지는 1천884세대 가운데 1천764세대가 전용면적 23.1㎡(약 7평)에 불과하고 시설 또한 노후화됐다.

이 곳 거주민 현황(2019년 10월 말 기준)을 살펴보면 장애인 745명과 65세 이상이 841명, 중장년(41~64세) 1천64명이 살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1인가구(1천172세대·68%)다. 주거급여 지원을 받는 취약계층이 거주민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광산구 하남주공 1단지 뿐만이 아니다. 광주지역 영구임대아파트 대부분이 비슷한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에 영구임대아파트는 ‘저소득 취약계층·노인·장애인 밀집 주거지역’이라는 선입견를 만들어 내 입주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나타났고, 이는 빈집 즉, 높은 공실률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 절반 이상이 ‘우울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광주 광산구는 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관내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모든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광산구가 우산동 영구임대아파트 3천75가구 전체를 대상으로 ‘생활실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주민 2명 중 1명(51.1%)은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민 10명 중 3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으며, 이 가운데 25%는 실제 시도까지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우울척도(CES-D)테스트’로 점수화한 결과 평균 18.7점에 달했는데, 보통 16점 이상이면 우울증상이 있는것으로 판단하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지난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1만1천948가구(일반 8천105가구·저소득층 3천843가구)를 대상으로 한 복지패널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 13.7%가 ‘우울증상’을 느낀다고 답했지만,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이보다 3.7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의 28.2%는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600명 중 198명(33%)은 자살을 계획했고, 152명(25.3%)은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맞춤형 복지대책가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마을 전체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선입견으로 공실이 발생하고 있는 영구임대아파트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광주에선 ‘영구임대주택공동체재생 시범사업’을진행하고 있다.

‘빈집과 청년의 달콤한 동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사업은 거주 공간을 필요로 하는 청년들을 영구임대주택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공실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의 재능과 활동을 마을 공동체 활성화와 연계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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