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 역사문화마을에 깃든 ‘예술의 꿈’
이강하미술관 개관 2주년 기획전
김설아·표인부·신도원 신작 선봬

김설아 작 ‘사자의 은유’

다양한 근현대 건축물들이 있는 광주 남구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100년전 광주 최초로 서양 근대문물을 받아들여 조성된 마을이다.근대문화유산 보고다. 사직공원을 중심으로 이장우 가옥, 최승효 고택 등 전통문화재와 오웬기념각, 우일선 선교사 사택 등 개화기 선교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양림동 길을 걷다보면 왜 근대문화유산 보고인지 실감난다.

양림동은 근대문화유산 외에 주변에 맛집부터 다양한 카페, 그리고 도시재생으로 만들어진 펭귄마을 등 여러 볼거리가 많아 연중 사람들이 북적인다. 이 정겹고 특별한 양림동에 가면 이강하 미술관이 있다. 3.1만세운동길에 자리한 이강하 미술관은 무등산 화백이라는 고 이강하(1953~2008) 화가의 예술 세계를 기리는 곳이다. 2018년 2월 9일 개관한 이강하 미술관은 지상1층 지상2층 건물로 엣 양림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해 만들어졌다.

미술관에서는 이강하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 시대별 작품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 교육 등을 통해 미술을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하고 감상 할 수 있다. 마침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이강하 미술관은 개관 2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인 ‘주관적 변용’ 주제전을 오는 3월 10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 향기가 가득한 양림동 길을 걸으면서 예술의 주관적인 시선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전시회에 참여한 김설아, 신도원, 표인부 작가는 예술 철학자 아서 단토의 ‘예술은 깨어있는 꿈(A wakeful dream)’이라고 말한 논리에서 영감을 받아 문학적 인용의 ‘주관적 변용’이라는 주제로 접근했다.
 

표인부 작 ‘바람의 기억1’

세 명의 작가는 관객들에게 오랜 시간 예술이 줬던 아름다움의 경계를 넘어‘주관적 변용’의 의미가 담긴 전시를 통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그것의 실체는 현실인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던진다.

김설아 작가는 물, 세포, 재, 곰팡이 균사 같은 작은 무·유한 미미한 생물체에 대한 존재와 형체를 작가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탐구해 그 안에 생명력을 가진 변위 된 존재로 흡착시키는 동양 회화작업을 추구하고 있다. 실크 천 위의 집요한 세필작업이 만든 형상들은 눈을 간지럽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예민하고 그 형상들 사이를 파고드는 흑과 백의 중첩은 강렬하고 작은 소리들을 만들어 내는 작품으로 탄생됐다.
 

신도원·이강하 합작 ‘파라다이스’

신도원 작가는 무의식 중 떠오르는 드로잉 이미지를 모아 모니터나 가변의 망사 프레임에 미디어 영상작업을 투영시키는 작업을 보여준다. 이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허물어 미술관 안의 가상공간을 연출, 故이강하 작가의 1970년대 흉상과 함께 협업하는 현장성이 담긴 ‘신도원 x 이강하 파라다이스, 2020년’(installation video, 3 ’) 신작을 가변 설치했다.

표인부 작가는 아크릴 물감으로 색을 입힌 한지를 캔버스 위에 겹치고 겹쳐 붙이는 작업을 통해 의식되지 않는 무의식 속 자연 상황을 바람의 상징적 현상으로 증명해 내고 있다. 그는 새로운 재료와 다양한 작업의 방향을 시도해 왔으며, 내적 의식을 발현해나가 작가의 기억과 사유에 맞닿아 있는 지점을 조형적 이미지로 담아낸 ‘바람의 기억’ 시리즈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전시 오픈식은 17일 오후 4시이다. 참여 작가들의 작업에 대한 생각과 전시 작품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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