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야기 뉴미디어로 재구성…문화 산업 선두주자

도전과 희망…광주를 지키는 IT·문화기업<9>공감미디어
지역 이야기 뉴미디어로 재구성…문화 산업 선두주자
5·18 산실 ‘녹두서점의 오월’ VR웹툰으로 재탄생
광주 양림동 배경 나병환자 소재 ‘길 위의 길’
교육과 게임, 3D애니메이션을 한번에 만난다
 

공감미디어 이재훈(38)대표.

광주의 5·18민주화 운동, 고흥의 어우야담, 해남의 고산 윤선도 유적지 등 전국 각 지역에는 저마다의 역사가 있다. 민주화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정신, 지역 출신이 쓴 야담을 기록해 전해 내려오는 설화 등 역사에 깃든 이야기는 오랫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에게 귀감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교훈적인 이야기라 할지라도 접근성이 떨어지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쉽고 신선함을 원하는 현대인들에겐 이 같은 이야기들은 가까이 하기 쉽지 않다.

이에 공감미디어는 지역의 이야기와 VR 기반 뉴미디어를 접목해 접근성과 재미,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대표적으로 서적 ‘녹두서점의 오월’을 재구성한 VR 웹툰은 360도 화면을 구성해 현실감을 높였다. 이밖에도 고흥, 순천, 해남 등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세대를 아우를 지역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인다.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작성된 서적‘녹두서점의 오월’을 VR로 재구성한 웹툰 /공감미디어 제공

◇녹두서점의 오월

“얼마 지나지 않아 서점 가까이에서 구호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서점 앞이 격전지가 되었다. 나와 동생은 밤늦게까지 물, 치약, 샴푸, 약품 등을 가져다 줬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항쟁 거점이던 ‘녹두서점’. 녹두서점의 오월은 서점의 세 가족이 각자 경험한 오월 광주 이야기를 다룬다. 5·18 당시 신군부에 맞선 녹두서점 세 가족이 감옥(김상윤)·서점(정현애)·거리(김상집)에서 마주했던 오월의 증언, 살아남은 자들이 이어간 또 다른 5·18기록이다.

80년 5월 당시 광주시민들의 간이 식당이자, 고립된 시민들을 위해 대자보와 전단을 만드는 곳이었던 녹두서점이 오늘날 공감미디어와 만나 가상현실(VR)웹툰으로 다시 태어났다.

VR웹툰은 기존 글로 보는 웹툰과는 다르게 성우의 목소리가 포함돼 생동감을 더하며, 급박한 상황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기존 VR웹툰이 단순 이미지 VR화에 그친데 반해 배경 전체를 3D로 만들어 360도 화면을 구현해 깊은 생동감과 몰입감을 줬다.

이재훈(38)대표는 “오래전 부터 5·18민주화운동 등 지역에 깃든 이야기들에 관심이 많았다”라며 “이번 웹툰은 5·18 당시의 생생한 기록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광주시민들의 이야기를 보다 쉽고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코딩교육 콘텐츠 ‘애커와 코딩스’ /공감미디어 제공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한센병 환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어린사슴의 밤’ /공감미디어 제공

◇지역 숨은 이야기 발굴

그의 지역에 대한 관심은 대학생 시절부터 남달랐다. 대학 시절 애니메이션 학과에 재학중이었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5·18 웹 애니메이션 공모전에 도전하게 됐다. 5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야 했던 그는 공모전 작품 제작을 위해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했고, 그 결과 최우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됐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5·18이 주는 사뭇다른 영감과 에너지를 느낀 그는 이를 계기로 지역에 깃든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대학 졸업 당시 논문 또한 지역 소재 웹툰의 활용방안으로 자연스레 관심이 이어졌다. 이후 전공을 살려 지역의 이야기들을 담아내고자 공감미디어를 설립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 카카오 페이지에 연재 중인 한센병 환자를 다룬 ‘어린사슴의 밤’ 을 필두로, 조선 중기 고흥군의 유몽인이 편찬한 설화집인 ‘어우야담’, 양림동의 역사와 문화자원을 다룬 ‘길위의 길’ 등 다양하다.

‘어우야담’은 웹툰과 라디오 드라마를 합쳐 라디오의 전달력과 웹툰의 생동감을 함께 느끼는 융합콘텐츠다. 총 20부작인 이 작품은 유몽인의 세태와 풍속에 관한 풍자, 성균관 유생들에 얽힌 이야기 등을 다뤘다.

또한 ‘길위의길’은 광주 양림동에서 활동한 선교사들의 실제 행적을 바탕으로 만화적 상상력을 더한 팩션(FACT + ficTION) 작품이다. ‘녹두서점의 오월’로 다져진 VR웹툰 기술을 접목했으며 제작 중에 있다.

이어 개발 중인 ‘애커와코딩스’는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코딩교육 콘텐츠로 현재 애니메이션과 어플리케이션이 제작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용자가 애니메이션을 보며 문제를 파악하고 조작도 같이 해보는 게임과 합쳐진 코딩교육 융합콘텐츠다.

이재훈 대표는 “VR웹툰 등 융합콘텐츠는 웹툰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로 두각을 드러내는 장르다. 기존 웹툰에서 볼 수 없었던 독자와 작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장르로 매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이야기를 담은 콘텐츠가 재밌어지긴 힘들지만, 새로운 장르와 결합해 접근성과 재미를 준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라며 “공감미디어는 지역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를 브랜드화 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광주 양림동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야기를 다룬 ‘길 위의 길’ /공감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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