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진정한 설은 소외된 이웃과 정을 나누는 것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내일부터 시작된다. 이미 시작된 귀성 행렬에 끼어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의 마음은 설레고 집에서 설을 준비하는 이들의 마음도 바쁠 것이다. “불황이다” “호주머니가 비었다” “물가가 비싸다” 하면서도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백화점은 설 준비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택배 회사도 선물 배송하느라 평시보다 훨씬 바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심신에 더욱 허전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한 소외계층이다.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 가장, 노숙인, 이주노동자와 각종 시설에 수용된 미혼모, 장애인 등에겐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더 서럽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복지 서비스에 의지해 살아가는 취약계층도 설 연휴가 걱정이다. 무료급식소 대부분이 문을 열지 않아 이곳을 이용하는 노인·노숙인 등의 끼니 해결이 막막하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에게 명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설이 설 같지 않다”는 하소연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려온다.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그만큼 어렵고 척박하다는 의미다. 경제, 정치, 남북관계 등 무엇 하나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것이 없고, 정상적인 상황을 되찾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맞는 설에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겁게 보내는 설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정과 손길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많다. 진정한 설은 소외된 이웃과 함께 조그마한 정이라도 나누는 것이다. 가족 단위의 설 행사를 끝내고 주위의 시설이나 소외계층 가정 등을 찾아 나눔의 시간을 함께하는 것 말이다. 아울러 오랜만에 온가족이 모이는 만큼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보다 덕담과 격려의 말을 건네며 정을 나누는 훈훈한 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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