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보면서 음악회도 즐기고…‘색다른 즐거움’
광주시내 가볼만한 전시
시립미술관·문화전당 등
각양각색 미술전 눈길
설맞이 가족음악회도

설연휴에는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찾아볼 만한 미술기획전도 다채롭다. 코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저녁 찬 바람이 외출을 주저하게 만들지만, 일단 전시장에서 작품들을 대하다 보면 이내 외투가 부담스러울 정도다.

겨울방학중인 어린이 청소년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비롯, 국내외 유명 작가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상업화랑들은 대부분 설명절엔 쉬지만, 국공립미술관은 설연휴에도 문을 연다. 설 명절 동안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된 상황에서 미술관 방문은 문화와 함께 하는 설명절의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

정연두 작 ‘자동차 극장’

◇미디어아트 진수 만끽

광주시립미술관은 본관과 분관인 하정웅미술관을 설 연휴에도 정상적으로 문을 연다. 먼저 시립미술관 본관 제1·2전시실에선 현대예술의 대세가 된 미디어아트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시립미술관은 오는 2월 16일까지 2019 미디어아트 특별전 ‘타임 큐비즘’ 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디어아트 분야 최고 기획자인 서진석 전 백남준 아트센터 관장이 큐레이터를 맡은 ‘타임 큐비즘’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연두 작가를 비롯 러시아, 호주, 일본, 대만 등 7개국 8개팀의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들이 참가하고 있다. 작가들은 디지털기반의 영상미술에서 다루어지는 시간과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또 어떠한 변화를 겪고 있는지 탐색한다. 작품을 보고있노라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로 가는 기분이 든다. 예술이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해체하고, 융복합하는 지를 엿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
 

손장섭 작 ‘울릉도 향나무’

◇민중미술 대가 작품 감상

시립미술관 본관 제3·4전시실에선 ‘손장섭, 역사가 된 풍경’전을 감상할 수 있다. 오는 2월 2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이 미술계에 영향을 끼친 원로작가를 선정해 예술적 성과를 조명하는 기획전이다.

완도 출신인 손장섭 화백은 대한민국 질곡의 역사 캔버스에 풀어내고 있는 원로 화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숱한 전설과 사연들을 간직한 우리나라 고목들을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다. ‘땅끝에서 청산도까지’, ‘완도 장좌리 느티나무’ 등 남도풍경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전시는 ▲‘거대한 나무-신목(神木)’ 시리즈 ▲‘민중의 소리-역사의 창’ ▲전국 산하의 ‘자연풍경’ ▲60년대 초기 작품 및 아카이브 섹션으로 구성됐다.
 

하루K 작 ‘맛있는 산수’

◇청년작가의 독특한 작품

광주 서구 농성동에 소재한 시립미술관 분관인 하정웅미술관에서는 청년작가초대전 ‘와신짬뽕’이 열린다. 하루.K는 2013년 신세계미술상을 수상했고 의재문화재단과 광주시립미술관의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작가로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 ‘기묘한 식객-하루.K 와신 짬뽕’는 작가가 2012년부터 제작한 ‘맛있는 산수’ 연작부터 입체작품 ‘편집된 산수’까지 그간 청년작가로서 보여주었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6일 오후 3시 광주시립미술관 로비에서 지역 주민과 고향을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설맞이 미술관 가족음악회’ 을 개최한다. 사진은 이날 출연할 비보이그룹 재팟크루의 공연 모습./광주시립미술관 제공

◇미술관서 열리는 가족음악회

26일 오후 3시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을 방문하면 ‘설맞이 미술관 가족음악회’를 즐길 수 있다. 시립미술관이 설날을 맞아 전시를 감상하면서 음악과 미술, 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나들이 장소로 기획한 음악회다. .

이번 행사는 설날 웃어른에게 세배하고 덕담을 나눈 다음날 각자 삶의 현장으로 떠나기 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감상하면서 음악과 미술, 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나들이 장소로 기획됐다.

‘설맞이 미술관 가족음악회’는 마술쇼, 전자바이올린, 팝페라쇼, 비보이 공연으로 구성하여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마술사 신동용의 신기한 마술공연, 강명진의 전자 바이올린 연주 소프라노 박성경의 팝페라쇼, 흥겨운 비보이그룹 재팟크루 공연이 펼쳐진다.
 

서도호 작 ‘집’
류웨이 작 ‘커다란 개’

◇공예와 현대미술의 만남

지금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현대 조각가들의 큰 작품들을 감상하려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가볼만 하다. 세계 현대 미술의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규모 국제 기획전인 ‘공작인: 현대조각과 공예 사이’가 복합4관에서 2월 23일까지 열리고 있다.

‘공작인’에선은 서도호·양혜규·강서경 등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내 대표 작가들은 물론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 중국 대표로 참여한 중국의 두 작가인 인슈전과 류웨이, 그리고 현대 조각분야에서 이름이 높은 독일 작가 토마스 슈테와 로스마리 트로켈 등 7개국 아티스트 13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은 공예를 통해 확장된 의미의 사회·문화·정치적 맥락을 탐구하고 장인적 완성도, 전통적 특성 등을 통해 동시대 조각의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전통 매체나 공예적 기법을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전통으로 회귀, 급진적 진보 사이 새로운 전략과 의미를 작품을 통해 전달한다.

‘공작인’은 한마디로 현대 조각 전시다. 하지만 사람들이 조각 하면 쉽게 연상하는 작품, 즉 돌을 깎아 만든 조각은 찾아볼 수 없다. 소재는 실크부터 대나무, 세라믹, 소가죽 등으로 다양하고 작품은 일일이 손으로 만든 작품들이다. 전시 제목을 라틴어 ‘호모 파베르(Homo Faber)’를 풀어 ‘공작인’이라고 붙인 이유다. 관람료는 4천원(통합 관람권)이며, 28일은 휴관한다.
 

코끼리 만지기.

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다문화와 인권 의미를 새기는 프로젝트 기획전도 열리고 있다.

‘코끼리 날다, 광주에서’전은 익산전북맹아학교와 서울한빛맹학교 학생들이 태국 치앙마이에서 개최한 ‘시각장애인 창의미술 국제교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불교 열반경에 나오는 코끼리만지기 우화에서 출발해 시각장애에 대한 편견과 ‘본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케 하는 전시다. ‘코끼리 만지기’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은 오감으로 ‘사물을 보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3월 1일까지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 관람료는 무료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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