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에 의료, 공연, 게임을 더하다 ‘매니아 마인드’

도전과 희망…광주를 지키는 IT·문화기업<10·完>매니아마인드
VR에 의료, 공연, 게임을 더하다 ‘매니아 마인드’
“뻔한 게임은 가라 융복합 산업의 결정을 담았다”
백내장 수술·외과 수술 트레이닝 이젠 가상현실로
이머시브 시어터로 현장에서 관객과 함께 즐기는 공연
 

매니아마인드, 써지컬마이드 김일(43)대표.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우리 매니아마인드에는 프로그래머, 의사, 엔지니어, 영화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매니아마인드는 VR기반 게임 콘텐츠를 만드는 업체지만 다양한 분야의 직업군이 함께한다. 일반적으로 VR이라 하면 기어로 불리는 장비를 착용해 손잡이를 잡고, 열심히 팔과 다리를 움직이며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상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VR은 게임 관련 산업이 지배적이며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주를 이뤄 발전했다. 매니아마인드 또한 게임을 주축으로 성장했지만 다양한 시도 끝에 의료, 뉴미디어 분야로 기반을 넓혔다. 의료분야로 ‘VR기반 백내장 트레이닝 솔루션’을 개발해 경험이 적은 레지던트 의사들에게 실제와 같은 수술 기회를 제공했다. 이어 공연분야로 ‘VR 이머시브 시어터’를 개발해 관객들이 무대에 직접 참여하며 VR시장의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매니아마인드 로고. /매니아마인드 제공
‘VR 백내장 수술 트레이닝 솔루션’을 체험하는 레지던트 수련의. /매니아마인드 제공

■매니아마인드, 써지컬마인드

매니아마인드 김일(43) 대표는 20여년간 게임업계에 종사했다. 평소 VR업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13년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한 스마트 벤처기업학교 선정을 계기로 창업을 결심했다. 당시 발전이 더디고 시장이 좁았던 한국VR산업계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로 시작을 알리며 한국VR산업협회의 창립도 이끌어 냈다.

이후 김 대표는 꾸준한 활동을 이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기존 엔터테인먼트적인 산업으로 발전을 계획했으나 확산이 더디며, 언제 발전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쌓여갔다”고 말했다. 때마침 옛 동료가 의료업계로 이직을 하면서 중독 치료 관련 콘텐츠를 VR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의료산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김 대표가 맡았던 중독 치료는 다양한 범위의 정신과 치료였다. 알코올중독을 예로 들면, 술을 많이 마셨을 상황을 VR로 가공해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환자의 자제력을 키우는 콘텐츠 등이다.

의료 VR 콘텐츠는 게임산업보다 전체적인 제작비도 적게 든다는 이점까지 있었다. 이후 자연스럽게 의료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꾸준한 조사를 이어왔고, 2017년에‘써지컬마인드’라는 매니아마인드의 의료전문 자회사까지 설립했다.
 

VR 이머시브 시어터를 접목시킨 ‘나인 VR: 날 만나러 와요’ 공연을 즐기는 관객. /매니아마인드 제공
VR 이머시브 시어터를 접목시킨 ‘나인 VR: 날 만나러 와요’ 공연을 즐기는 관객. /매니아마인드 제공

■VR 산업의 다각화

“숙련된 외과의사가 되려면 1만5천~2만 시간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교육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레지던트 수련의들이 충분한 경험을 쌓는게 어려운 현실이다”. 2018년 9월 김대표가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자체 개발한 ‘VR 백내장 수술 트레이닝 솔루션’을 소개했다.

회사가 내놓은 수술 시뮬레이터는 백내장 시술 시 현미경 기능을 VR로 구현했다. 이어 영화배우 모션 캡쳐에 사용되는 옵티컬 트래킹 시스템을 통해 의사의 손을 구현했다. 시스템은 사용자 움직임을 0.5㎜ 오차 내로 추적해 실제 백내장 환자를 수술하듯 연습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한 실리콘 재질로 환자의 눈을 만들어 냈다.

김 대표는 제품 개발을 위해 9개월간 백내장 수술에 대해 공부했다. 전공 분야가 아닌 의료 계열을 알기 위해서 밤낮없이 의료 전문서적을 살피고, 현장에서 활동 중인 의사들을 만나며 자문을 구했다. 결과로 2018년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데브 그랜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어 공연분야로의 도약도 준비했다. 매니아마인드는 ‘VR 이머시브 시어터’라는 콘텐츠를 주의 깊게 봤다. VR 이머시브 시어터는 관객이 무대에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공연이다.

매니아마인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협업을 진행해 이머시브 시어터의 실시간 VR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술이 적용된 작품은 세계에서 2번째로 제작되고 공연한 ‘The First Crisis’와 드라마‘나인’을 재구성한 ‘나인 VR: 날 만나러 와요’등이 있다. 나인은 VR 영상 콘텐츠 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즐거움과 새로움을 찾는 기업

매니아마인드는 2018년 지체장애 아이들을 치료하는데 승마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국내 최초로 VR 승마기계 재활치료 실험을 진행했다. 아울러 전문 군의병 및 민간 응급의학 전문의를 대상으로 야전에서 발생하는 부상병에 대한 응급처치 훈련을 다룬 VR 기반 EMS 트레이닝 솔루션도 개발해 제시했다. VR콘텐츠를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의료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매니아마인드는 콘텐츠의 확장 뿐만 아니라 회사 규모 성장의 계획도 세웠다. 김 대표는 “의료분야가 많이 부각됐지만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즐거움과 새로움을 찾는게 과정이자 최종 목표다”라며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원활한 유통을 펼치기 위해서 규모와 직결되는 매출은 필수다. 향후 5년안에 연 매출 100억원대의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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