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총성 속 숨겨진 그들의 이야기
‘작가 미상’, ‘빈폴’, ‘기억의 전쟁’ 등
광주극장서 ‘전쟁의 아픔’ 영화 상영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에서 참혹한 전쟁 속 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개봉한다.

광주극장은 오는 2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작가미상, 빈폴, 기억의 전쟁 등 총 3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작가미상’ 포스터. /광주극장 제공

오는 20일에는 ‘작가 미상’이 개봉한다. 작가미상은 2차 세계대전 전후의 독일, 전쟁과 이념으로 얽힌 비극적인 가족사와 자신의 인생을 그리며 예술로서 진실을 구하는 화가 쿠르트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제79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타인의 삶’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신작이다.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 독일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실화를 극화한 작품으로 혼란한 세상 속 예술가의 역할을 보여주며 큰 감동을 자아낸다. 제91회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노미네이트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으며 “사랑, 정치, 예술에 관한 매혹적인 어드벤처”(뉴욕타임즈), “역사에 액자를 씌우고, 한 폭의 부드럽고 친밀한 초상화로 만들었다”(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의 호평을 받았다.
 

‘빈폴’ 포스터. /광주극장 제공

27일에는 ‘빈폴’이 관객을 찾는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두 여인이 서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희망과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칸테미르 발라고프 감독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영감을 받아 연출했다.

두 여인의 섬세한 감정선을 담아낸 뛰어난 연출과 영상미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폭격에도 살아남은 도시 러시아 레닌그라드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내며 “놀라운 연기와 ‘로마’에 비견되는 아름다운 영상미! 가슴 저미도록 아름답다”(인디와이어)는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제72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 수상을 비롯 전 세계 24개 영화제에 초청돼 18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기억의 전쟁’ 포스터. /광주극장 제공

내달 1일에는 ‘기억의 전쟁’이 스크린에 오른다. ‘반짝이는 박수 소리’ 이길보라 감독의 신작으로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의 손녀인 이 감독이 할아버지의 침묵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베트남에서 듣게 된 50여 년 전 그날의 기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을 담아낸 본 작품은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바라보는 이 감독의 섬세한 시각이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다. 그날의 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탄 아주머니의 표정, 그날의 현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껌 아저씨의 수화, 전쟁의 흔적으로 두 눈을 잃은 럽 아저씨가 건네는 묵직한 이야기 등을 따라가다 보면 ‘베트남 전쟁’이라는 공식적인 역사 뒤편에 숨겨진 이면이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한다. 영화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을 수상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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