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 지하상가 등 지역상권 썰렁, 확진자 방문 상권은 ‘초토화’

<코로나19 쇼크 현장 르포>“코로나19 보다 손님 없는 게 더 무섭다”
금남 지하상가 등 지역상권 썰렁
매출 95% 줄고 문 닫은 곳도
확진자 방문 상권은 ‘초토화’
“IMF도 버텼지만 이번엔…”
 

한산한 금남로 지하상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광주지역 영세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동구 금남로 지하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2주 동안 단 한개만 팔았습니다. IMF·사스도 버텼지만 이번은 정말 버티기 힘들 것 같네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 소상공인들을 옥죄고 있다.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도심 곳곳 영세 상인들은 아예 문을 닫거나, 인건비 조차 감당 못해 종업원 수를 줄이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수년 전부터 경기 침체로 인해 존폐 기로에 서있던 광주 동구 금남지하도 상인들에게 코로나19는 그야말로 치명타다.

25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지하상가에 들어서자 일부 가게는 셔터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이날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 비를 피하고자 지하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있었지만, 매장을 방문하기는 커녕 매장에 눈길을 주는 이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곳에서 40년째 대를 이어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1)씨는 “장사가 안돼도 너무 안된다. 이런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매출은 올해 들어 95%로 하락했고, 임대료도 제때 못낼 정도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날 금남지하도상가상인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이용객은 불과 평소 10% 수준에 그쳤다. 매출은 작년에 비해 95%로 정도 떨어졌고, 333곳 중 15곳이 문을 닫았다. 영업시간도 단축됐다. 최근까지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현재는 오후 5시면 문을 닫고 일찍 퇴근한다. 손님이 줄어들면서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충금지하도상인회 관계자는 “문을 닫을 경우 오히려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돌까봐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가게를 찾는 손님이 있는 건 아니다. 여기는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광주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머물렀던 광주21세기병원 일대와 광주 남구 우리마트도 초상집을 방불케 했다. 이날 점심시간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식당에는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겨 텅텅 비었고, 이른 시각부터 영업 준비에 분주했던 상인들은 찾는 이가 없어 근심이 가득했다. 확진자가 들렀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은 80% 가까이 하락했다.

앞서 지난 11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확진자가 들렀던 마트 등을 찾아 안전함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상권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인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코로나 사태로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 같은 양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다.

광주21세기병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모(44)씨는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게 가장 무섭다”며 “당장이야 먹고는 살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역 소상공인들에겐 나가 죽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김영창·정다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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