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로 재구성한 총선대첩 서막 D-30

■무협지로 재구성한 총선대첩 서막 D-30
호남성 탈환이냐 사수냐, 민주·민생 ‘진검 승부’
본선 진출한 신예vs중진고수 ‘윤곽’
더민주 문파 집안 다툼, 흔들리는 판세
광주·전남 18곳 격돌…민초의 선택은
 

#1. 격전의 시간, 봄바람과 함께 찾아오다

무력(武歷) 이천이십년 물오름달(3월), 코로나 전염병이 전국을 강타하며 민심은 한껏 위축됐지만 군웅할거(群雄割據)의 시대는 어김없이 도래했다.

“잎새달(4월) 보름, 무림맹 중대사를 관장하는 300명의 절세 무인을 선출한다”는 방이 저잣거리에 내걸리자 중원은 크게 동요했다.

4년 만에 열리는 총선 비무대회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호남성에도 걸출한 무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었다.

고된 수련과 칩거를 마친 무림 신예들이 어느덧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상승 무공으로 경지에 오른 무림맹 중진 고수들도 일전을 준비하며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정치 무림 문파의 자존심을 건 격돌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각 문파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었다.

#2. 총선 대첩 첫 관문, 출격 나팔을 불어라

“이번 비무대회에서 다른 문파보다 더 많은 고수를 배출해야 하오. 특히 호남성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해찬 더민주 문파 방주의 얼굴이 파르르 떨렸다. 4년 전 국민의 문파와 경합에서 대패한 기억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문파의 대표 무인을 선출하는 경선이 수많은 뒷말을 낳으면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고 민심은 다시 출렁이고 있었다. 비무대회 본선진출자를 뽑기 위한 문파 내 치열한 경합에 무사들 간 갈등은 극에 달했고 ‘불복·재심·고발’ 3가지 악재가 더민주 문파를 덮쳤다.

눈치를 보던 호위전 무사 하나가 그에게 서찰 한 장을 전달했다. “광주·전남 18곳 비무대회 출전자를 가리는 심사에서 16명의 고수를 문파 대표로 확정했사옵고 2곳은 대표 무사를 선출 중입니다”

더민주 문파 대표 무인들의 명단과 이에 맞서 최대 결전을 준비 중인 민생 문파와 정의 문파, 미래통합 문파의 출전자 명단도 빼곡히 써 있었다.

‘흠, 무림맹 최고 군주를 보필하기 위해선 호남성 18명의 무인이 우리 문파 사람이 돼야 할텐데…’ 이 방주는 입술을 꽉 깨물며 눈을 지긋이 감았다.

#3. 윤곽 드러난 대진표, 승자는 누구

‘둥둥~’ 비무대회를 알리는 북소리가 호남성에 울려퍼졌다. 무림고수들의 경합을 보기 위해 대회 시작 한 달전부터 민초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기 시작했다.

“자자~정숙하시오. 광주·전남 18곳 대진표를 공개하겠소” 대회 참관인의 우렁찬 목소리가 장내에 울러퍼지자 주변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각 비무대의 주인공들이 곧이어 호명되자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신예 무인과 중진 고수의 맞대결이 관심을 낳은 광주 동남갑 비무대. 더민주 문파의 신예 윤영덕 협객과 3갑자의 내공을 가진 민생 문파의 장병완 대협이 슬슬 몸을 풀기 시작했다.

불과 몇 미터를 사이에 두고 마련된 동남을 연무장은 더민주 문파 이병훈 전 광주시 부관찰사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상대 진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민생 문파는 ‘불사조’로 중원에 명성을 떨친 박주선 대공자와 김성환 전 동구총관이 비무장 내 입성을 놓고 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반대편에 위치한 광주 서구 갑 비무장. 더민주 문파 송갑석 광주총관이 위력적인 장력을 뽐내자 민생 문파 김명진 자객이 장포를 휘날리며 무대 위로 뛰어올라왔다. ‘2년 전 패배의 설욕을 갚으리라’ 내상을 치유한 채 나타난 그의 목소리엔 비장함이 터져나왔다.

서구을 비무대에는 삼성세가 출신으로 명성을 떨친 더민주 문파 양향자 소저가 화려한 초식을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러자 목포3대 제일검으로 불리던 민생문파 천정배 초고수는 손끝에 걸린 내공을 운집하기 시작했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든 북구갑 본선장에는 관중들의 웅성거림이 여기저기 들려왔다. ‘타다다닥~’ 더민주 문파 조오섭 대인이 화려한 경공술을 펼치며 입장하자 김경진 ‘쓰까’공자가 호신강기(護身强氣)를 일으키며 홀홀단신 무대로 몸을 솟구쳤다.

더민주 문파 깃발을 펄럭이며 이형석 문파 최고장로가 북구을 비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이에 맞선 민생당 최경환 의협이 소매춤에서 비수를 조용히 꺼내들었다.

광산갑 본선장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리라” 더민주 문파 이석형 전 산림조합총관이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오자 4갑자의 내공을 운기조식하던 민생 문파 김동철 검자의 입꼬리가 스윽 올라갔다.

광산을 비무장에 국정농단 자객 출신인 민생문파 노승일 소협이 출정을 알리며 등장하자 더민주 문파 재경선을 앞둔 박시종·민형배 대인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전남 10곳의 비무장에도 민초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가장 뜨거운 혈투가 감지되는 목포 연무장은 어느 곳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정치무림 9단 민생 문파의 박지원 대좌의 심(心)법술이 주변을 압도했다. 그러자 더민주 문파의 떠오르는 신인 검객 김원이 전 서울정무부관찰사도 만만찮은 내력으로 응수했다. 정의문파 윤소하 원내당주도 기세를 끌어올리며 일촉즉발의 한 수를 노리고 있었다.

고흥·보성·장흥·강진 비무대에는 민생 문파 황주홍 검자와 더민주 문파 김승남 소협이 칼 끝을 서로에게 겨누고 있었고, 해남·완도·진도 본선장에는 민생 문파 윤영일 공자와 더민주 문파 윤재갑 검사(劍士)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시각각 암투와 변수가 난무하면서 이번 비무의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건 당연지사. 드디어 총선대첩의 막이 올랐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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