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로 전국적 유명세…생고기 전문점 ‘꽃담’

2대째 운영…육회 비빔밥 대표 메뉴

소쿠리에 담긴 다양한 제철반찬 눈길

“장수 비결, 가성비·정직·신뢰”
 

꽃담을 운영하고 있는 길태영(69)· 추은희(65·여)씨 부부.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는 62년째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선한 한우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길태영(69)· 추은희(65·여)씨 부부가 2대째 운영하고 있는 생고기 전문점 꽃담이다. 이곳은 국내산 한우에서 1%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와 비교적 저렴한 부위인 설두로 만든 비빔밥, 생고기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특히 1985년 문을 연 이 곳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인정받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백년가게에 선정되기도 했다. 꽃담을 찾아 그 맛과 인기 비결을 들어보았다.
 

식사류의 대표메뉴인 육회비빔밥과 생고기.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푸짐한 인심과 저렴한 가격

꽃담을 운영하는 길 씨는 부모님이 운영하던 명식당이라는 고깃집 이어받아 2대 째 가게를 운영중이다. 꽃담의 뜻은 화장벽돌을 이용해 각종 문양을 베풀어 쌓은 담장을 말한다. 길씨가 30여 년 전 우연히 서울 경복궁 자경전 꽃담을 방문했는데 이때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가게 상호를 ‘꽃담’으로 지었다.

식사류의 대표메뉴인 ‘육회비빔밥’을 주문하면 소쿠리에 반찬이 담겨 나오는데 반찬은 그 때마다 다르게 제공된다. 넓은 홀을 가지고 있어 단체 모임을 하기에도 좋으며 특수부위인 안창살과 생고기, 궁중버섯전골, 마른굴비정식, 돌솥비빔밥 등의 메뉴도 함께 판매한다. 식사를 한 후에는 누룽지와 식혜가 후식으로 나와 마지막까지 든든하고 푸짐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 이외에 버섯전골이나 오겹살 등의 메뉴도 있어 직장인 단체 회식에도 손색 없다.

식혜는 길씨의 아내 추씨가 밥을 엿기름으로 삭혀 8시간 동안 매일 밤 정성스레 만든다. 이 식혜가 너무 맛있어 한번 가게를 다녀간 일본인 손님들이 이후 또 찾아오기도 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처럼 여러 메뉴를 동시에 가능한 건 오랜 시간 대대로 소고기를 판매하면서 다져진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길 씨는 “점심에는 직장인들이 육회비빔밥이 많이 찾고, 저녁에는 안창살과 생고기 등 반주를 함께 겯들일 수 있는 메뉴가 많이 나간다”며 “오랜 시간 대대로 변하지 않는 맛을 고집하려고 노력한 덕분인지 한번 다녀간 손님은 다시 재방문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점심 인기 메뉴인 육회비빔밥.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신선한 재료와 정성은 맛의 비결

꽃담은 따로 주방장을 쓰지 않고 길씨와 아내 추씨가 고기손질부터 반찬과 양념장까지 모두 담당한다. 고깃집은 고기 손질과 신선함이 매우 중요한데 매일 거래처에서 사온 최상품의 고기를 손질해 고객들에게 판매한다. 육회 양념장은 부모님이 전수해준 비법으로 만들고 있다. 기본반찬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매일 새벽 가게 문을 열기 전 아내 추씨가 시장에서 장을 본 신선한 식재료로 제철 나물과 겉절이 등을 만든다. 요즘에는 제철 반찬으로 쑥국과 취나물이 나오는데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정성 때문인지 식사를 하고 간 사람들의 추천으로 타지에서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 단골손님들이 많다 보니 오히려 손님들에게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백년가게에 선정 된 것도 공직에 종사하는 단골손님이 가게를 들러 식사를 하다 백년가게 한번 신청해보라고 추천해줘 선정된 케이스다.

◇고객들과 신뢰를 최우선으로

길씨는 이윤을 적게 남기고 정직하게 가게를 운영해야 한다는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길씨의 부모님은 이윤을 적게 남기더라도 항상 손님들에게 배푼다는 마음으로 장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길씨는 부모님의 철학을 물려받아 이윤을 조금 덜 보더라도 손님들에게 배푼다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길씨는 “부모님 때부터 가게를 운영했던 철학이 60여 년 동안 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 같다”며 “수십 년 된 단골도 많다. 부모님 세대부터 장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신뢰인 것 같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거리두기 캠페인이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면서 손님이 이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그래도 잊지않고 찾아오는 단골 들 때문에 가게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길씨는 “손님들에게 한결 같은 맛과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집 밥 한 끼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고 있다”면서 “음식 그릇이 싹싹 비어 나올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밝혔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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