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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557)

기사승인 2020.04.01  18: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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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557)

6부 3장 유흥치 난(557)

정충신은 군선 20척을 풀어 멀리 유흥치를 포위해 바다에 묶어놓고, 적이 화약을 비축한 섬으로 들어갔다. 척후병 넷을 변복시켜 적의 진지로 보냈다. 척후장 김병부가 유흥치 군대의 포병장을 불러냈다.

“화약을 판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양이 얼마나 되오?”

포병장이 김병부의 위아래를 훑더니 같잖은 말을 한다는 듯이 손사레를 쳤다. 화약을 살만한 위인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 화약 없다 해.”

“뭘 그려. 다 알고 왔어. 나 돈 많다.”

“돈으로 산다 해?”

“그렇지. 여기 은화가 있다.”

김병부가 보퉁이에서 은화를 꺼내 짤그랑 펴보였다. 포병장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어떻게 이 많은 돈을 갖고 있는가. 그러나 그 은화는 실은 유흥치 군선에서 확보한 것들이다.

“모두 이만냥이다.”

“이만냥이라고? 그렇다면 그 많은 화약을 어따 쓰게?”

“조선군에게 팔아먹으련다. 두 배 값으로 넘겨먹을 수 있다. 이익이 많이 남으니 너에게 상여금을 추가로 더 줄 수 있다.”

“정말이라면 고맙다. 부탁한다 해.”

흥정은 이루어졌다. 어차피 돈은 버리자고 있는 것, 게다가 이 돈은 유흥치 군사의 돈이다. 유흥치 군사는 군사용이건 뭐건 돈만 되면 닥치는대로 팔아먹고 있다. 돈만 된다면 적에게도 최신 병기를 팔아먹는 것이다. 조선군은 또 굳이 따지자면 적이 아니라 동맹군이다.

화약을 인도받고 화약고에 폭약이 반 정도 남았다. 척후병들이 야음을 틈타 그곳에 불을 던졌다. 순식간에 불길이 솟는데 밤하늘을 벌겋게 수놓고 있었다.

화약고를 지키던 병사들이 화약 판 돈으로 모조리 술에 자빠져 있다가 창고에서 화약이 폭발하자 너나없이 배를 타고 도주했다. 해안 뒤켠에 미리 매복했던 전라도 수군이 그들을 일망타진했다. 승전보를 듣고 종사관(從事官:임금의 명령을 받고 중국에 파견되는 사신 일행에 소속된 5?6품의 벼슬) 신계영이 찾아왔다.

“대단하오이다. 출정군을 선발할 때, 상감께서 정 장수를 점지하셨으나 이서 총융사가 망설였는데, 정장군이 직접 ‘신이 나서겠습니다’ 하셨다지요? 그 기개와 용맹이 그대로 드러나는군요. 신료들을 제압하셨다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연합니다.”

“내가 아니 나설 수가 있소? 압록강, 두만강 변경에서만 군무에 매달린 것이 30년이 넘는데, 나만큼 이 땅을 아는 사람이 없는지라 선뜻 나선 것이지요.”

“모두들 기피하는 곳을 자청하시다니, 본받을만 하오이다. 허나 궁궐에선 그 공을 알아야 하는데...”

신계영이 입을 쩝 다셨다. 궁궐에서는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암시를 해주고 있었다.

“나에 대해서 왈가왈부가 있소?”

“하는 일이 없으면 괜히 사람을 갈구는 것이 조정의 문화 아니오. 정 공이 변경만을 고집하는 것은 후금과의 인맥 관리 차원이거나, 그들과 상거래를 하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닌가, 곡해하는 무리들이 있단 말이오.”

“못된 것들. 변경을 잡음없이 다스리려면 때로는 적과도 내통해야 하고 협상도 하는 일인데, 이걸 가지고 모략하고 음해한단 말이오?”

“그러게 말이오. 거목으로 클 것 같으면 밑둥을 잘라버리는 것이 우리네 풍토란 말이오. 시기, 음해가 국사의 중심이 되어서 나라가 걱정이오. 오해없도록 하시오. 후금과의 관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오.”

“한가하면 범죄를 만들지. 그러니 속인들이지. 나는 한가한 사람이 아니오. 병사들 걱정만 해도 밤낮이 아쉬운 처지요.”

병사들이 가을과 겨울을 맞이하려면 솜누비옷을 마련해야 하는데 여지껏 갈포(葛布:칡덩굴 껍질로 짠 직물) 옷 뿐이니 걱정이었다. 나라에서 포목을 보내줄 리 없으니 자체 조달해 봄철과 여름철을 이겨냈으나 겨울의 군입거리와 옷이 걱정이었던 것이다.

정충신은 수군을 검열하고 병든 군병을 치료하고, 죽은 병사들을 한곳에 모아 무덤을 만들고 제사를 지냈다. 그러는 한편으로 가도에 밀대를 넣었다. 유흥치가 몰래 들어와 있었다. 정충신은 즉시 총부에 보고서를 올렸다. 총부는 선전관 민성준을 시켜 부대 철수하라고 명을 내렸다. 달리는 말에서 내리라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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