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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담양 선산류씨(善山柳氏) 문절공파 미암종가

기사승인 2020.04.23  18: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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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담양 선산류씨(善山柳氏) 문절공파 미암종가
한류콘텐츠 보물창고 광주·전남 종가 재발견

빛나는 문장…성리학 실천한 가문
류희춘, 해남에서 송씨 혼맥따라 담양 입향
문절공파 미암종가 열어 17대 번성
조선 사림 성리학 학맥 이어 도학 실천
김인후와 평생지기, 불의 비타협 '신의' 본보기
명의 허준과 각별한 인연, 내의원 발탁 천거

부인 송덕봉 조선4대 여류문장가 문집 전승
종가 보물 민속자료 지정, 보존은 미암박물관

미암박물관

조선 성리학의 학맥을 한눈에 보여주는 가문이 있다. 전남 담양 대덕에 선산류씨(善山柳氏) 미암종가는 17대를 이어오면서 성리학적 도학정신의 가치를 보존하고 있다. 동양사상의 생활 속 실천의 본보기로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절개와 신의의 정신을 지킨 선조들을 계승한 미암종가와 미암박물관을 찾아본다.

◇성리학자 류계린 해남 입향

선산류씨는 고려사람 류창의 자손이 경북 구미 선산을 식읍으로 받아 4세손 류원비(?~?)를 중시조로 하고 선산을 본관으로 세대를 이어오고 있다. 현산교위 만호를 역임한 6세손 류문호(?~?)가 전남 순천에 이주했다. 이조참판을 지낸 9세손 류계린(1478~1528, 호는 성은)은 최부(1454~1504, 호는 금남, 표해록 저자)의 딸 탐진최씨와 혼인하면서 해남에 이주했다.


◇사림 학맥 김굉필 최산두 사제 인연

류계린은 최부에게 배우고, 순천에 유배 온 김굉필에게서 최산두(호는 신재)와 함께 동문수학해 호남 사림의 계보를 잇는다. 안향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성리학은 이색(호는 목은)이 길러낸 고려말 신진사류로 발전했고, 이중 조선 개국에 불참했던 정몽주(1338~1392, 호는 포은), 길재 등이 향촌에서 후진양성에 매진해 김숙자, 김종직으로 이어지는 사림파(士林派)의 학맥을 만든다. 김종직 문하에서 김굉필, 최부가 동문 수학했다. 김굉필(1454~1504)은 전남 순천에 유배 왔을 때 류계린과 최산두를 가르친다. 사림이 추구했던 성리학적 도학정치는 김굉필의 제자 조광조(1482~1520, 호는 정암)가 중종 반정 이후 정국을 주도하면서 개혁정치로 드러났다. 사림 선비들은 현량과 등으로 대거 정계에 진출했다. 훈구세력의 반격(기묘사화)으로 조광조와 함께 축출당하는 기묘명현 중 최산두(1483~1536, 호는 신재)는 화순 동복에 유배돼 김인후(1510~1560, 호는 하서)와 류희춘을 제자로 두었다.

임금에게 하사받은 어의, 어화(전남 민속자료 제36호)

◇류희춘, 담양 입향 절민공파 종가 열어

선산류씨 10세손 류희춘(1513~1577, 호는 미암)은 류계린의 아들로 해남에서 태어나 담양 홍주송씨와의 혼맥으로 담양 대덕에 문절공파 종가를 열었다. 류희춘은 성리학자인 부친에게서 가학을 배우고, 최산두·김안국에게서 도학을 공부해 신진사류로서 개혁정치사상을 실천한 문신이자 학자다. 류희춘은 세자시강원 설서로서 인종(당시 세자)을 가르치고, 명종에게 ‘시무십책’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정치를 추구했으나, 양재역 벽서사건(1547년 소윤파 윤원형이 윤임 등 대윤파를 숙청한 사건, 정미사화)에 연루돼 19년 동안 유배됐다. 이후 전라감사·대사헌·부제학 등 요직을 거치며 ‘국조유선록’, ‘미암일기’ 등을 남겼다. 미암일기는 선조가 즉위한 1567년부터 10년간 조선중기 정치·경제·사회·풍속 등을 기록해 선조실록의 사료가 됐으며, 1963년 ‘보물 제260호’로 지정됐다.

선조와 현종이 내린 제문
미암일기

◇여류문인 송덕봉 한시 미암집 전승

류희춘의 10대손 류정식(1831~1883)은 미암일기를 포함한 류희춘의 시문을 모아 21권 10책의 미암집(眉巖集) 목판본을 제작했다. 기정진이 교정한 미암집에는 류희춘의 부인 송덕봉(1521~1578)의 한시 25수와 부부 간 주고받은 편지(한글 작성본)가 수록돼 조선4대 여류문인의 발자취도 전하고 있다.

미암일기 미암집 목판(보물 제260호)

◇가훈 ‘지인’본보기 김인후 교유

선산류씨 문절공파 미암종가의 17세대를 이어 지키고 있는 가훈은 국가 지정 보물 속에 기록돼 있다. 미암집 권4에 ‘십훈(十訓)’이라 해, 기상(氣像)·질욕(窒慾)·사친(事親)·제가(齊家)·수신(守身)·처사(處事)·지인(知人)·접물(接物)·계사회천(戒仕誨遷)·문학(文學) 등을 열거했다. 공평과 절개, 용기와 신의 등 철학을 담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가 명의 허준(1539~1615)을 발탁해 내의로 추천하고 서책을 지원해 동의보감 저술을 지원했고, 훗날 해동18현으로 문묘에 배향된 김인후와 평생지기 우정을 나눈 것은 십훈의 일곱째인 ‘지인’의 본보기에 다름없다. 종가는 1959년 건립한 모현관(전남 유형문화재 제265호)에 종가의 유물을 보존했고 지금은 미암박물관이 건립돼 국가 지정 보물과 민속자료를 후대에 전승토록 하고 있다.
글·사진/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모현관 앞 연못. 모현관은 1959년 건립되어 미암일기 등 민속자료를 보관했던 건물이고, 연못은 류희춘이 생전에 만들었던 인공연못인데 논밭농사에 유용하게 쓰였다.
민속자료로 지정된 사당 내 그림
미암박물관 입구와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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