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곳 일 평균 1.8건 사용에 그쳐

안심택배 보관함, 실효성은 ‘글쎄’
15곳 일 평균 1.8건 사용에 그쳐
인적 드문곳 설치, 접근성 떨어져
홍보 부족에 시민들 위치 잘 몰라
 

지난 26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4동행정복지센터 여성안심택배보관함 옆에 쓰레기가 쌓인 채 방치되고 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광주광역시가 지난해부터 설치한 여성안심택배보관함이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보관함 대부분이 밤에는 어둡거나 인적 드문 곳에 설치됐고, 홍보 부족 등으로 시민들의 이용률도 낮아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홀로 사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택배기사 사칭 범죄를 예방하고, 맞벌이 부부 등의 택배 수령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예산 1억3천500만원을 투입, 여성안심택배보관함 15개를 운영하고 있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서남동 행복지센터 등 3개, 서구 상무금호보건소 등 3개, 남구 남구청 민원실 등 3개, 북구 문흥동 청소년수련관 등 2개, 광산구 첨단2동 행정복지센터 등 4개다. 설치 장소는 1인 가구가 다수 거주하는 원룸촌 일대 동행정복지센터, 시민들의 접근 용이성 등을 고려한 공원과 청소년 수련관, 보건소 등으로, 택배 기사와 대면하지 않고 24시간 물품 수령이 가능해 광주시는 올해 예산 6천만원으로 북구 용흥어린이공원 등에 보관함을 증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보관함 설치 장소가 인적이 드물고 골목 등지에 설치되면서 되레 범죄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 오후 10시께 찾은 북구 각화동 주택관리공단 안심택배 보관함 인근에는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어두웠고, 보관함은 주택관리공단 건물 뒷편에 있어 한산하기만 했다. 또 같은 날 서구 화정4동행정복지센터 보관함은 쓰레기가 쌓인 채 악취를 풍기는 등 관리가 절실해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보관함 15곳의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1.8건에 그쳤다. 이중 하루에 한번도 사용되지 않는 곳은 남구청 1층 민원실과 사직동 행정복지센터 보관함 등 모두 8곳에 달했다.

동구 서석동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김모(30·여)씨는 “여성안심택배보관함이 있다는 건 알지만 외진 곳에 설치됐고, 퇴근하면 밤인데 가는 길이 어두컴컴해 이용하기가 꺼려진다”면서 “인근 편의점에도 물품을 수령할 수 있어 택배보관함이 꼭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33·여)씨는 “여성안심택배보관함이 뭔지도 모를 뿐더러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누가 이용하겠냐”면서 “취지는 좋을 지라도 그 실효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세금을 써야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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