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곳곳 광주다움 가득…폴리따라 걷다보면 ‘힐링’
시내에서 한눈에 쏙 ‘뷰폴리’
앞에는 문화전당, 뒤엔 무등산
아이들 소꿉장난하는 거리 눈길
충장로엔 청춘들 열린공간 오두막.
맛있는 음식 제공하는 음식점도
광주 문화예술 집약 ‘무등의 빛’

광주영상복합문화관 6층에 설치된 ‘뷰폴리 &설치작업 “자율건축”’은 아시아문화전당과 구시청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은 뷰폴리 앞모습.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뷰폴리 내부는 분홍색과 노란색 스트라이프로 장식한 구조물이 있다. 이 구조물 뒤로 무등산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Unreal Studio and Kerb

▲CHANGE 글자가 한눈에

광주 도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폴리는 ‘CHANGE’라는 글자가 쓰여진 ‘뷰폴리’다. 정식 명칭은 뷰폴리 &설치작업 “자율건축”’으로 광주영상복합문화관 6층에 설치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 어디서든 볼 수 있다. 간판은 빨간색과 파란색, 하늘색으로 칠해진 여러개의 기둥으로 이뤄져 회전을 시키면 배경색이 변한다. ‘CHANGE’ 광고판 앞에 서면 광주읍성터와 아시아문화전당이 한눈에 펼쳐진다. 광고판 뒤편으로 가면 분홍색과 노란색이 스트라이프 형태를 이룬 구조물과 데크가 있다. 이 데크에서는 무등산의 빼어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앞으로는 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 시내가, 뒤로는 무등산의 절경이 펼쳐지는 도심 속 ‘절경 맛집’이다. 뷰폴리는 건물 1층에서부터 옥상에 이르기까지 철제로 된 분홍색 원형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옥상을 오르면서 건물 전체 구조를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광주 서석초등학교 정문에 위치한 ‘I LOVE STREET’는 2016년에 세번째 광주폴리 프로젝트의 조형물로 설치됐다. /Unreal Studio and Kerb

▲I LOVE STREET

광주영상복합문화관 건물을 나와 동명동 카페거리로 향하는 길목에 들어서면 서석초등학교가 보인다. 서석초교 정문 앞의 아스팔트 도로는 초등학생들이 안전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게끔 몇 년 전부터 차량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고 걷게 된 이 길 위에도 지난 2016년에 세 번째 광주폴리 프로젝트의 조형물이 설치됐다. 네덜란드 건축가 위니 마스가 설계한 ‘I LOVE STREET’라는 조형물로, 아스팔트 도로 위에 알파벳 I, L, O, V, E, 와 함께 빈 네모 칸 모양의 각기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바닥재가 깔려 있다. 알파벳 바로 옆에는 2층 높이의 노란색 철제 계단이 마련됐다. 계단에 올라서 아래를 보면 땅 위에 ‘I LOVE’ 라고 적힌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빈 네모 모양 바닥은 칠판 재질이다. 여기에 분필로 자신이 ILOVE의 다음 문구인, 사랑하는 무언가 등을 적어 문장을 완성해 볼 수 있다.
 

광주 동구 구시청 사거리에 위치한 ‘열린 공간’폴리는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1차 광주폴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했다.

▲인파 속 열린공간

구시청 사거리에는 수 많은 인파 속에 왠 벽이 없는 노란색 오두막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도미니크 페로의 ‘열린공간’이다. 평소 구시청 사거리를 지날 때면 리어카를 끌고 나와 양말 등을 파는 상인, 기왓장을 깨고 상품을 주는 등의 노점상들이 즐비해있었다. 밤이면 술을 마시며 유흥을 즐기기도, 노래를 부르며 버스킹 공연을 펼치기 위해 모여드는 등 청춘들의 공간이기도 한 이 ‘열린 공간’은 도미니크 페로가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을 이끌어 낼 열린 공간으로써 폴리를 제안했다. 한국 고전 건축물의 나무기둥이나 누각, 처마 등에서 컨셉을 가져왔다. 현대 상업지역과 거리 속 일상의 생기를 나타내기 위해 포장마차의 구조를 활용했다.

작가는 전통건축이 현대적인 접근을 허용하면서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 폴리를 통해 제시했다.

콩집 뒤편에 위치한 쿡폴리 ‘청미장’은 1970년대 지어진 한옥을 리모델링 했다. 지금은 곱창전골, 불고기전골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으로 탈바꿈했다. /Unreal Studio and Kerb
‘맛있는골목협동조합’의 청년 6명이 운영하는 쿡폴리 콩집은 아메리카노와 에이드 등의 음료를 판매한다. 콩집은 천장까지 포함해 사방이 통유리로 만들어져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Unreal Studio and Kerb

▲맛과 멋이 있는 음식점

도심을 벗어나 사람 없는 한적한 외곽으로 빠지자. 산수동에는 ‘쿡폴리’가 있다. 멋과 맛에 주안을 두고 탄생한 쿡폴리는 실제 음식점으로 도시재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쿡폴리는 한옥을 리모델링한 ‘청미장’과 유리온실 형태의 외관으로 주변 분위기와 상반되는 ‘콩집’으로 나뉜다. ‘청미장’과 ‘콩집’은 광주의 20~30대 청년들이 모여 만든 ‘맛있는골목협동조합’이 운영한다. 조합은 6명의 청년들로 구성돼 청미장과 콩집을 번갈아가면서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유리온실처럼 보이는 ‘콩집’은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에이드 등을 파는 카페형태로 운영되는 스탠드바다. 콩집은 60년대 충장로 3가에서 콩안주에 정종을 홉술로 팔았던 ‘콩집 스탠드바’의 의미를 이어 현대식으로 재탄생했다. 천장까지 포함해 온통 사방이 통유리로 만들어져 색다른 느낌을 준다. ‘콩집’에서 판매 하는 에이드 한잔이면 무더운 올해 여름 날씨와도 충분히 싸워볼만 하다.

콩집 뒤편에는 1970년에 지어진 한옥을 리모델링한 ‘청미장’이 있다. 당시 청미장은 광주에서 자랑할 만한 격조 높은 한정식 집이었다. 밥상과 술상을 겸한 교잣상을 한정식 메뉴로 내놓아 광주의 명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곱창전골, 불고기전골, 스시전골 등을 요리하는 식당으로 탈바꿈 했다.

광주의 관문 밝히는 ‘광주폴리Ⅳ’
광주톨게이트에 설치된 광주폴리Ⅳ(관문형 폴리)인 ‘무등의 빛’ 작품. 광주비엔날레는 도심 재생 프로젝트인 광주 폴리 사업을 진행, 2011년부터 2017년까지 30개 작품을 설치했다. 관문형 폴리는 국립공원 무등산 형상을 한 LED 미디어파사드 작품으로 ‘무등산의 사계와 낮·밤’, ‘광주의 3향’, ‘광주의 빛’ 등 영상을 약 8분 30초 분량으로 매일 12시간씩 상영하며 광주 방문객들을 맞는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관문형 폴리 ‘무등의 빛’

광주 외곽으로 가보자. 광주의 관문인 광주톨게이트에는 광주다움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다. 지난 8일 장성 남면에 있는 광주톨게이트에 광주폴리 4차 프로젝트인 ‘무등의 빛’이 준공을 마쳤다. 무등산을 형상화한 ‘무등의 빛’은 전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비정형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광주톨게이트 상부에 가로 74m, 높이 8m 규모로 설치됐다.

서울에서 광주로 진입하는 방면에서는 의향, 예향, 미향 등 3향의 ‘광주다움’을 담은 영상이 송출 된다. 서울방면에서 광주로 들어 오는 방문객과 관람객들에게 출입문부터 강한 인상이 심어진다. 영상 분량은 총 8분30초로,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매일 12시간동안 볼 수 있다.

광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방면은 광주시민을 상징하기 위해 가로×세로 10㎝ 규모의 스테인레스픽셀 1만2천개를 설치한 윈드베일(Wind Veil)을 만날 수 있다. 윈드베일은 무등산의 형태를 띈 픽셀이 바람의 방향에 따라 흔들리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무등산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

광주천 독서실
영국의 젊은 건축가인 데이비드 아자예와 미국의 소설가인 타이에 셀라시가 광주천 천변에 만든 광주천 독서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곳곳에 문화도시 품격

이외에도 광주 도심 곳곳에는 여기저기 숨어 있는 폴리들이 많다. 예술가 서도호와 서아키텍스의 ‘틈새호텔’은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움직이는 이동식 호텔이다. 틈새호텔은 도시의 역사와 공간의 틈새를 따라 이동한다. 지금은 코로나 19여파로 운영되지 않지만 광주 폴리 투어가 진행될 때 숙식처로 활용된다.

또한 동구 장동로터리에 위치한 ‘소통의 오두막(후안 헤레로스)’은 낮에는 조형물로, 밤에는 시민들의 길을 밝혀주는 조명의 역할을 한다. 광주천변(보훈회관 인근)에 설치된 ‘광주천 독서실(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 소설가 타이에 셀라시가 공동)’은 공원의 풀섶과 천변 위 인도를 징검다리로 연결하며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총 31개의 폴리가 광주 전역에 설치돼 문화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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