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농사지으며 자연환경 보존해요”

남도일보 기획-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⑨시민참여형 도시공원 운영
<한새봉 두레>
“도심 속 농사지으며 자연환경 보존해요”
‘개구리논’ 친환경 벼농사 짓고
토종 벼 보급해 씨앗 종자 보존
도시농부 마켓 ‘개굴장’ 운영
 

마을공동체 한새봉 두레가 ‘텃논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속에서 친환경 벼농사를 짓고 마을 숲과 습지, 생물 종 다양성 등을 보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새봉 두레 제공

◇텃논 프로젝트

일곡동 자연마을 마을공동체인 ‘한새봉 두레’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자연환경에 관심을 갖고 주민 생태·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새봉 숲사랑과 녹색연합이 모니터링 중 도심 속 다랭이 논을 발견하고 없어질 위기에 처한 주민들과 함께 공동경작을 해 살려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한새봉 두레는 농촌사회의 공동노동체 조직인 ‘두레’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민들이 다 같이 모여 손 모내기를 하고 직접 친환경 벼농사를 공동경작하고 있다. 마을 숲과 습지, 생물종 다양성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자연 살리기에 힘쓰고 있다.
 

개구리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 주민들. /한새봉 두레 제공

특히 근린공원이었던 공간이 주민들이 직접 농사를 짓고 토양과 자연환경을 되살리는 데 앞장서면서 광주시에서 한새봉농업생태공원으로 지정,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보존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또 SBS 물 환경 대상 수상, ‘나도 비엔날레 작가’ 대상 수상, 한새봉농업생태공원을 지키는 시민협의회도 결성됐다.

한새봉 두레가 진행하고 있는 ‘텃논 프로젝트’는 토종 벼를 보급해 종자를 보존하고 ‘논을 우리 삶 가까이 가져온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새봉 농업생태공원은 주민들이 모이는 방문자센터를 포함해 다랭이논 4개 800평, 주민들 개개인에게 분양하는 5평짜리 땅 40여개로 구성됐다. 아래쪽 다랭이논을 텃논 9개로 구획을 나눠 마을 단체들에게 분양을 하고 토종씨앗을 틔워서 공동 경작을 한다.
 

‘한새봉 개굴장’을 통해 직접 만든 친환경 식품을 직거래 하고 있다. /한새봉 두레 제공

개구리논 공동경작과 다랭이텃밭 분양도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개구리논과 다랭이텃밭을 함께 경작하면서 한새봉농업생태공원을 가꾸고 생태문화마을공동체를 형성한다.

개구리논은 맨 아랫논을 제외한 나머지 세 다랑이로, 각각 토종벼(멧돼지찰, 모태벼, 자광도)를 마을주민들과 함께 심고 가꾸고 수확한다.

매년 개구리논의 논갈이(4월)-못자리(4월)-논갈이(5월)-모찌기(5월)-모심기(6월)-김매기(7월)-벼베기(10월) 등을 주민들이 함께 한다. 다랭이텃밭 경작의 경우, 삼무(三無·무멀칭, 무농약, 무화학비료)농법으로 생태환경을 지키며 텃밭을 일구도록 한다.

이곳을 경작할 때는 ‘공동체 규약’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단순히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규약들을 지키면서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동체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랭이텃밭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선 한새봉 두레 자체의 농부학교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모내기와 벼베기는 일정을 사전에 공지하고 함께 참여하도록 하며, 여기에선 화학 비료나 농약을 일체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 규약을 어기는 주민은 즉시 경작에서 제외되며, 농부학교를 열어 새로운 경작자를 유입하도록 한다.

◇마을문화장터 ‘개굴장’

한새봉 두레는 2018년부터 홀수 달 첫째 주 토요일 총 일곱 차례에 걸쳐 ‘한새봉 개굴장’을 열었다.

한새봉 개굴장은 농부가 주가 되는 마을문화장터다. 일곡동에 국한하지 않고, 담양, 장성, 화순 등 광주 인근지역에서 도시농부로 살아가는 이들의 마켓으로, 농사를 작게 짓고 유통망이 없는 이들에게 작게나마 판로를 열어주는 장으로 보면 된다.

농부팀, 요리팀, 수공예팀, 체험·전시 등이 이뤄지며, 2018년 13팀으로 시작해 2019년 11월 장에서는 40여팀이 참여하는 등 점점 확대되고 있다.
 

도시농부 마켓 ‘한새봉 개굴장’에서 주민들이 물건을 사고 파는 모습. /한새봉 두레 제공

한새봉 개굴장은 ‘일회용품 없는 장터’를 열고 빌려쓰는 그릇대여점 운영을 통해 텀블러, 그릇 등을 보증금을 받고 빌려주고 환급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다. 장이 진행될수록 텀블러를 가져오는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플라스틱 줄이기 일환으로 세제리필샵 운영하며, 빈 통을 가져와서 세제를 덜어서 구매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한새봉 두레는 자체적으로 생태교육연구소 ‘씨앗도서관’을 운영한다. 지역의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채종밭을 운영해 ‘이어가는 씨앗’을 실천한다는 취지다.

마을의 생태와 문화를 잇는 교육 공간을 마련해 마을학교와 연계해 ‘이어가는 씨앗’ 교육을 실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 마을학생들에게 토종씨앗프로그램을 개발해 씨앗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씨앗을 관찰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채종밭을 통해 토종무, 토종배추(구억, 개성), 토종고추(붕어초), 동부, 녹두 등 25종의 씨앗을 채집하고, 토종씨앗 교육, 씨앗전시장 관련 도서 구입, 토종벼 10종 전시, 텃밭채소 씨앗 20여종 전시, 토종꽃씨 10여종 전시 등의 ‘씨앗도서관’을 운영한다.

이밖에도 논두렁 음악회, 마을 생태지도, 쌀 나눔 잔치, 운동회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도 열리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씨앗도서관’에서 아이들이 모여 다양한 씨앗을 공부하고 있다. /한새봉 두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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