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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곡성 선산류씨(善山柳氏) 문절공파 능호종가

기사승인 2020.06.18  17: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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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곡성 선산류씨(善山柳氏) 문절공파 능호종가
한류콘텐츠 보물창고 광주·전남 종가 재발견

명문장 집안…미암일기 등 유산 간직
도학실천 류희춘 국가 보물 일기 남겨
병자의병 류익청 부인 최씨 석곡 입향
유복삼 교훈삼아 기록유산 보존해야
의향문 현판 걸고 가훈 삼아
5천평 대숲에서 전통비법 죽염 생산

능호종가 안채 연운당

전남 백아산 서쪽 곡성군 석곡면에는 11대를 이어 세거하고 있는 선산류씨 능호종가가 있다. 선조 때 임진왜란으로 사료들이 소실돼 역사를 기록할 방법이 없었는데 류희춘의 ‘미암일기’와 율곡 이이의 ‘경연일기’가 선조실록의 중요한 사료 역할을 한다. 능호종가에는 국가 보물로 지정된 ‘미암일기’의 전사본이 보존되고 있다. 이는 원본에 남아있지 않은 부분의 일기까지 잘 보존돼 있어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능호종가를 찾아 학문하는 의로운 선조의 뜻을 계승한 집안의 내력을 알아본다.


 

 

◇선산류씨 순천·해남·담양·곡성으로 입향

고려 순성좌리공신 류보(?~?)가 경북 선산에 식읍을 받아 그 부친 류창이 선산류씨 가문의 시조가 된다. 수감포 만호를 역임했던 6세 류문호가 전라도 순천에 이거했으며, 해남에 은둔한 성리학자 류계린(1478~1528, 9세손)의 아들 류희춘(1513~1577)이 홍주송씨(여류문인 송덕봉)와 혼인하며 담양에서 선산류씨 문절공파를 열었다.

류희춘은 기묘명현인 최산두·김안국의 문인으로 세자시강원에서 인종(당시 세자)에게 강론하며 명종에게는 ‘시무10책’을 올리는 등 왕도정치의 꿈을 펼치고자 했다. 그는 ‘양재역벽서 사건’에 연루돼 20여년 유배의 고초를 겪었으며 선조 때 사면돼 전라관찰사, 대사헌, 이조참판에 올랐다. 기나긴 왜란으로 유실된 실록을 보충하는 소중한 사료인 ‘미암일기’를 남겼다. 조선을 대표하는 여류문장가인 그의 부인 송덕봉의 시와 부부가 주고받은 편지 등을 묶은 미암집 목판 396판이 국가 보물 제260호로 지정됐다.

◇병자의병 창의한 류익청 종가 열어

선산류씨 13세손 류익청(1582~1660, 호는 능호)은 1636년 청나라 태종의 침략으로 남한산성에 포위된 인조를 구하기 위해 곡성 일대 23인과 함께 의병을 일으킨 충의지사다. 문절공 류희춘의 증손자 류익청이 부인 전주최씨와 함께 곡성 석곡에 능호종가를 열게 된다. 최씨부인은 류영석·명석 두 아들을 이끌고 석곡 능파마을로 이주했다. 종가는 입향조 부인 전주최씨의 석상 모선재를 세워 은덕을 추모하고 집안의 화합과 가통 계승에 노력하고 있다. 류익청의 5세손 류복삼(1728~1810)이 지금의 연반촌에 종가 터를 정했다.

◇삼한당 류복삼 미암일기 필사 보존


류복삼이 지킨 미암일기를 비롯한 고문서들은 종가의 연운당에 보존했었는데 전란으로 일부 유실되고 잔존했던 미암일기초, 경연일기초, 삼한당일기 등 177점 ‘연운당고문서’를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321호로 지정했다. 유복삼이 필사한 미암일기(연운당 소장본)에는 갑술년(1574년)부터 4년 기간 중 17개월 분량이 추가되어 있다. 이로서 미암일기 유실부분을 되찾게 되었다. 류복삼은 류희춘을 추모하면서 문묘배향을 추진했다. 이를 비롯해 이루지 못한 한을 당호에 담아 삼한당이라 하고 삼한당일기를 남겼다.

◇종가가 지키는 보물이야기

능호종가는 ‘의롭게 살라’는 뜻으로 외삼문에 의향문 현판을 걸어 가훈에 대신했다. 종가선조인 류익청의 병자년 의병 창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창의루’를 세우고 유림에 알려 400여명이 참여하는 한시백일장을 성대하게 개최했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폭격을 맞아 연운당이 소실될 때 미처 구하지 못한 보물들이 안타까워 문화재보존각을 세우고 종가의 고문서를 보존하고 있다. 종가에서 전통으로 내려오는 죽염제조비법을 되살려 종가 소유의 5천여평 대숲에서 아홉번 굽는 재래식 ‘연운죽염’을 생산하고 있다. 능호종가는 안채인 연운당, 사당, 사랑채인 삼한당, 정자인 창의루, 외삼문인 의향문, 연못인 세이지, 대숲 등을 잘 보존하고 있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능호종가의 창의루 앞에서 11세손 류종표씨가 해설하고 있다.
능호종가 외삼문을 의향문이라 부른다.
두 아들과 함께 곡성에 입향한 전주최씨 할머니의 음덕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모선재.
전남유형문화재 제321호를 보존하고 있는 문화재보존각
종택 안채 등에 흰개미가 발생하여 별도의 보존공간을 마련 문화재보존에 힘쓰고 있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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