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 영화 즐기며 날려버려요
광주극장, 예술영화 6편
솔직 담백 시대극 ‘트랜짓’
짜릿한 역전극 ‘밤쉘:~’
‘팡파레’‘여름 이야기’ 등

‘여름 이야기’ 한 장면. /네이버영화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 광주극장이 영화 6편을 선보인(였)다. ‘트랜짓’, ‘욕창’,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팡파레’, ‘해변의 폴린’, ‘여름 이야기’ 등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기묘한 시대물 영화부터 폭탄선언으로 권력을 무너뜨리는 짜릿한 역전극까지. 광주극장이 준비한 다채로운 주제의 예술영화를 감상하며, 매주 찾아와 괴롭히는 ‘월요병’을 단번에 날려보자.

‘트랜짓’ 한 장면. /네이버영화

‘트랜짓’은 베를린파의 대표 감독인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독일 여류작가 안나 제거스의 동명 소설(국내 도서명-통과비자)을 원작으로 만든 기묘한 시대물 영화다. 작품은 신분을 위조해 멕시코로 떠나려는 난민 ‘게오르그’ 앞에 신비한 여인 ‘마리’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지난 2018년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최초 공개된 후, 세계 유명 영화지에서 “놀라운 영화!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 “묘한 매력의 영화! 역사를 실존의 수수께끼로 바꾸다” (더 뉴욕 타임즈) 등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그 해 가장 좋았던 작품 리스트들을 공유하는 일명 오바마 리스트에서 ‘기생충’, ‘결혼 이야기’ 등과 함께 2019년 베스트 영화로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욕창’ 한 장면. /네이버영화

심혜정 감독의 ‘욕창’은 가족이기에 애써 말하지 않았던 각자의 욕망과 상처가 엄마의 죽음을 앞두고 덧나기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 클래식 드라마다. 몇 년 째 누워 있는 아내와 은퇴한 공무원 출신 남편, 이 두 사람의 수발을 드는 조선족 아주머니가 한 집에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한다. 등장인물간의 관계·갈등 등을 통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늙음’을 심도 싶게 다뤘다. 배우들의 밀도 높은 감정선이 높은 몰입감과 함께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작품은 제26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 우수상과 이날코 심사위원상 2관왕을 비롯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평단·관객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한 장면. /네이버영화

오는 9일 개봉하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은 ‘권력 위의 권력’이라 불리는 미국 최대 방송사를 폭탄선언으로 한방에 무너뜨린 여자들의 통쾌한 역전 스토리다. 샤를리즈 테론·니콜 키드먼·마고 로비 등 핫한 할리우드 여배우들을 한 데 모아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빅쇼트’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각본가 찰스 랜돌프가 참여해 강렬한 스토리와 속도감으로 재미·메시지를 동시에 잡았다. 작품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3개 부문(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분장상) 노미네이트·분장상 수상을 비롯해 인디와이어 선정 2019년 여성 배우들 최고의 연기 베스트 영화 20에 선정됐다.

 

‘팡파레’ 한 장면. /네이버영화

같은 날 ‘팡파레’도 스크린에 오른다. 팡파레는 “박찬욱을 잇는 잔혹 미학”이라는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이돈구 감독의 스릴러 신작이다. 예기치 못한 살인사건에 휘말린 다섯 빌런(악당)이 오직 살기 위해 벌이는, 악몽보다도 더 끔찍하고 잔인한 하룻밤 이야기를 담았다. 개성 넘치는 다섯 빌런들 중 가장 나쁜 인물은 누구일지, 이 끔찍한 이야기가 어떻게 풀어질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제한된 공간을 한껏 활용한 연출력과 주연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작품은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해변의 폴린’ 한 장면. /네이버영화

에릭 로메르 감독의 여름 배경 작품 ‘해변의 폴린’(1983)과 ‘여름 이야기’(1996)가 이달 10일부터 19일까지 각 2회씩 상영된다. 고 에릭 로메르는 특유의 감성으로 아름다운 자연에 인간 삶의 숙명과 우연을 녹여내 찬사를 받아온 명감독이다. 그의 ‘희극과 격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해변의 폴린’(1983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은 사랑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마리온과 사촌 동생 폴린이 해변가로 여름 휴가를 떠나며 일어난 일을 담았다. ‘여름 이야기’는 사계절 연작의 세 번째 작품이다. 여름날 홀로 해변 여행을 떠난 가스파르가 세 여자와 애정문제가 얽히며 생긴 좌충우돌 사건들을 그렸다. 에릭 로메르 감독만이 지닌 섬세한 연출력을 만나볼 수 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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