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와중에 대규모 행사…두얼굴 여수시
여수시의회 적극 만류에도 장학금 전달식 강행
같은 날 다른 행사는 취소해 ‘표 의식’ 뒷말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한 여수시가 밀집시설에서 대규모 행사를 강행한 것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여수시의회가 굳이 이 위험한 상황에서 행사를 진행해야 하냐며 적극 만류를 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강행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일 오후 2시 여수문화홀에서 ‘2020년 상반기 여수인재육성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전달식에는 권오봉 시장과 재단법인 여수시인재육성장학회 이사장, 관계자, 장학생 130여명이 참석했다. 시는 이날 151명의 학생에게 1억6천75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 차원에서 전창곤 여수시의회 의장의 간곡한 자제 요청에도 여수시 측이 전달식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난달 말부터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정부와 전남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단체행사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해수욕장 예약제 실시와 노래연습장, 실내 운동시설에 전자출입명부를 도입하는 한편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는 등 방역대응을 더욱 강조해왔다.

여수시는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해 행사 1시간 전에 참석 대상자를 입장시켰다. 행사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하긴 했다. 다른 지역에 다니는 15명의 대학생은 참석 시키지도 않았다.

하지만 정부 시책을 거슬러 밀폐된 공간에서 2시간 가까이 행사를 진행한 것은 여수시가 내세운 코로나19 확산 방지 선제적 대응이 빛이 바래게 됐다는 불만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쏟아진다.

전창곤 의장은 “여수시 총무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전남대학교에서도 외부에서 오는 대학생들이 광주를 다녀왔을 가능성이 있으니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총무과장도 공감한다며 취소 쪽으로 이야기가 있었지만 행사가 열렸다”고 말했다.

여수시가 같은날 예정됐던 의료시설이 없는 도서 주민들을 찾아가는 치매이동검진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취소한 것을 두고도 이중 잣대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오봉 여수시장이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고 홍보하기 좋은 자리는 참석하고 치매이동검진은 상대적으로 별 영양가가 없는 행사라서 참석하지 않은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전창곤 의장님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침체된 학생들에게 큰 힘을 보태주기 위해 행사를 강행했다”며 “당초 장학금 전달 학생이 120명이었는데 격려차원에서 학생을 30명 더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수하게 학생들 격려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지 전혀 다른 의도는 없다”면서 “무의도서 치매행사는 전남도가 주관한 행사여서 취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행사가 진행된 3일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검토가 안됐었다”며 “다른 지역 대학생들을 일일이 확인해 참석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켰다”고 덧붙였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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