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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624)

기사승인 2020.07.09  18: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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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624)

6부 5장 귀향

“네 이놈, 일개 장수란 자가 오랑캐가 조선을 도륙할 것이라니? 문명국을 어따 대고 유린한단 말이냐. 저 놈이 최명길의 편을 들려고 작정하고 도성에 들어왔구나. 당장 쫓아내라.”

그러나 정충신이 물러서지 않고 말했다.

“최 판서 영감이 소인을 부른 것은 나라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보다시피 후금의 군사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입니다. 후금 오랑캐는 기병 중심의 군대이기 때문에 보병 중심의 쇠퇴한 명군을 압도합니다. 그리고 지금 명나라는 대기근과 자연 재해 등으로 반란이 횡행하고, 조정은 타락한 나머지 통제불능입니다. 홍타이지는 부패한 명 관료들을 끌어들이고, 장군들을 투항시켜 최신 화기와 신식 훈련을 받은 정예 명군을 얻었나이다. 명군의 서광계와 손원화 등은 화기를 발사할 때 필요한 병술을 깨우쳤고, 탄약 장전 기술을 개선한 훈련받은 명군을 대거 끌고 후금에 투항했습니다. 또한 이자성군이 북경을 점령하고 명나라를 멸망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산해관을 방비하던 오삼계와 그 휘하의 명군은 만리장성을 우회하여 북경을 점령하려던 후금에 합류하여 산해관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때 우리가 명을 따르다니요.”

“저 자는 대국을 능멸하려는 자다.”

한 늙은 중신이 하얀 수염을 파르르 떨며 소리질렀다. 그의 세계관은 오직 명나라에 머물러 있었다.

“소인이 북방 변경을 지키고 있을 때, 후금군의 군세를 파악했습니다. 명군과 후금군의 전투를 보면 총병(銃兵)인 명군을 상대로 최대 사정거리에서 깔짝거리다가 기회가 생기면 기동력을 발휘해 측면 돌격하거나 돌격근접전을 벌입니다. 총포는 이런 기습 기병전에 무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지를 잘 취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정충신 장수는 후금 지배층과 장수들과 인맥이 닿아있습니다. 그들은 조선과 형제의 맹약을 지키려 합니다. 그런데 조선의 신하들이 향명배금에 젖어 타도 대상으로 삼으니 용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그들과의 친선을 도모하면서 북방 변경 방어대책을 굳건히 해야 합니다.”

최명길이 말하자 정충신이 보탰다.

“그러나 아무리 군사력을 키운다 해도 암군(暗君)이 존재하는 한 이길 방도는 없습니다. 우수하지 못한 황제로 인하여 재정이 파탄나고 백성들이 먹지 못해 반란이 속출하는 마당에 우수한 군사가 있다고 한들 이기겠습니까. 이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껍질을 벗겨먹고, 풀을 뜯어먹고, 심지어는 썩은 송장을 거둬다 삶아먹는 백성들까지 있다고 합니다.”

“유언비어를 남발해 조정을 흩뜨려놓겠다는 것인가? 당장 물러나라.”

한 중신이 소리치자 정충신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젊은 선전관 둘이 정충신을 뒤따랐다. 감시조겠거니 여기고 광화문을 나서는데 이들이 바짝 뒤따르며 한 놈이 말했다.

“모시겠습니다. 소인은 선전관 김선박입니다.”

그들은 피맛골의 주막으로 갔다. 막걸리가 몇 순배 돌자 김선박이 말문을 열었다.

“나리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조정 신료들의 생각들이 옹졸합니다. 붕당정치로 인해 개혁이 막히고, 오직 양반 대 노비의 계급으로 세상을 쪼개니 미래가 암담합니다.”

“그대들의 정체가 무엇인가.”

“노여워 마십시오. 나라가 변화하기를 바라는 젊은이일 뿐입니다.”

옆의 젊은이가 말하자 김선박이 말을 이었다.

“사대를 버리고 실질을 따르자는 정 장수 나리의 주장에 적극 찬동합니다. 의리나 대의명분으로 나라가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요. 어렵고 종교화된 성리학이 우리의 족쇄입니다. 현실과 뒤떨어지고 말만 화려할 뿐입니다. 중국은 명말인 지금 양명학으로 시대가 전환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변화하지 않는 지배층이 나라를 끌고가고 있습니다.”

“사대부들을 제대로 아는가?”

“보시다시피 변화를 싫어하고 기득권을 안넘겨주려 하는 세력 아닙니까. 변화하자는 세력을 적으로 몰아 마구 죽입니다. 그들은 일을 잘할 수도 있지만, 굳이 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안해도 떵떵거리고 사니까요. 어차피 중국만 잘 모시면 면허증을 받은 듯이 지배층오로 군림하니 사대를 신주단지모시듯 하면서 백성들을 착취하며 호의호식하는 것이지요. 이런 지배층이 지속되는 한 나라는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엎어버려야 합니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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