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영암 반남박씨(潘南朴氏) 부솔공파 종가 / 비취재
한류콘텐츠 보물창고 광주·전남 종가 재발견
격변기마다 걸출한 인물 배출
고려 호장공 박응주 시조…려말 사대부 박상충 문장가
박은 조선 개국참여 공신…부솔공 박동윤 영암 입향
역사 굴곡마다 인물 배출…선구자 정신 가문의 전통

부솔공파 비취재 전경

영산강 남쪽 전남 나주 반남을 본관으로 26세 이상을 이어오는 반남박씨가 있다. 반남박씨 시조 박응주의 묘는 풍수지리에서 손꼽히는 벌명당에 자리해 있다. 그만큼 후손은 번성하고 중앙에 진출하여 시대마다 선구자로서 민족의 새길을 열었던 인물들을 배출한 집안이다. 영암 군서면에서 14대를 세거한 반남박씨 부솔공파 종가를 찾아 시대정신을 발현한 가문의 내력을 살펴본다.

◇시조 박응주 6세 박은 조선개국 참여 공신

신라를 건국한 박혁거세왕의 후손 박응주(1204~?)가 고려 때 영산강 일대 반남 호장을 지내며 여몽연합군과 삼별초의 전쟁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반남박씨 시조가 되었다. 박응주 4세 박수가 밀직부사를 지내 개경 상경의 길을 열었고, 그 아들 박상충(1332~1375)이 목은 이색과 함께 친명 숭유정책을 추구하다 정몽주, 이숭인 등과 연좌돼 유배 중 사망한 신진 사대부의 문장가다.

시조 6세 박은(1370~1422)은 부친 박상충의 사망 후에 이색의 집에서 자랐다. 조선개국에 관여하고 두 차례 왕자의 난에서 태종을 도운 공신으로 반남군에 책봉되었고 벼슬은 좌의정에 이르렀다.

◇조선 신무기 대신기전 개발한 박강

7세 박규는 경상도관찰사를 지냈고 그 동생 박강(?~1460년)은 세종 때 군기감정을 역임하며 조선의 로켓포인 대신기전을 개발했으며 세조를 도운 공으로 황해도절제사에 오르고 금천군에 봉해졌다. 박강의 손자 박용은 인종비 인성왕후의 아버지로 금성부원군에 추봉되었다. 11세 박소(1493~1534)는 김굉필의 문인으로 문과에 장원하고 조광조와 함께 왕도정치 구현에 힘쓰던 중 탄핵하려던 김안로 등의 역공으로 파직당한 후 학문연구에 매진했다.

◇충신 박응복 아들 박동윤 영암 서호 입향

박소의 아들 5형제와 그 후손들이 융성하게 된다. 첫째 박응천(?~1581)은 한성부서윤을 역임했고, 둘째 박응순은 선조의 장인으로 의인왕후의 부친 반성부원군이며, 셋째 박응남은 대사헌·도승지를 역임했으며, 넷째 박응복(1530~1598)은 대사헌을 지냈다. 박응복은 임진왜란을 맞아 예조참판으로 임금을 호종했고 정유재란 때는 호조참판으로 왕비를 호종한 충신이다. 박응복의 아들 박동윤(1561~1593)이 세자부솔(왕세자 호위 관직)을 역임하고 부솔공파 종가를 열고 영암에 입향했다.

◇시조 15세 박세채 동국18현 문묘 배향

박동윤의 동생 박동량(1569~1635)은 병조좌랑으로 임진왜란 때 선조를 호종해 공신으로 금계군에 봉해졌다. 박동량의 손자인 박세채(1631~1695, 시조 15세)가 김상헌의 문하로서 좌의정에 오르고, 조선 예학에 정통하여 ‘육례의집’ 등 저술을 남겨 동국 18현으로 문묘에 배양됐다. 시조 19세 박지원(1737~1805)은 열하일기를 저술하고 개혁적인 실학사상을 설파했으며, 탁지지를 쓴 박일원과 함께 천부인권사상을 주장했다. 반남박씨 시조 21세 박규수(1807~1877)는 대제학, 좌의정에 오르며, 개화운동의 선구자가 되었다.

◇역사 굴곡마다 선구자 배출한 가문

삼별초를 겪은 시조의 개척 정신 따라, 개경에 진출하고, 조선 개국과 왕권강화, 사림 개혁과 예송 논쟁에 참여한다, 실학 전파와 개화운동 등 격변기마다 선구적 역할로 새시대를 연 인물들을 배출했다. 근대에 이르러 24세 박영효(1861~1939)는 개화당을 조직하고 태극기를 처음 사용했고, 초대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인물이다. 근현대인물로는 한국 의사1호 박계양, 한국 최초 연극인 춘강 박승희, 소설가 박완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양우 등이 반남박씨 가문 사람이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반남박씨부솔공파 종중사무소
영암 군서 서호의 비취재 일원 전경
비취재
박응복 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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