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활성화 ‘외면’…자기 배불리기 ‘몰두’
전체 단지 7곳 중 3곳 아직 ‘공터’ 방치
인구 유입 정체·정주여건 개선 발목
과잉 공급·도시 이미지 실추 우려도

부영그룹이 한전공대 부지로 기부하고 남은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내 부영CC 잔여지에 대규모 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려 해 특혜의혹의 일고 있다. 나주/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부영주택이 한전공대 부지로 무상 기부채납 후 남은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영CC 잔여지에 대규모 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하자 주민들 사이에서 ‘자기 배불리기’에 몰두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빛가람 혁신도시 활성화를 외면한 채 ‘돈 되는’ 개발사업에만 ‘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지 개발 ‘차일피일’

현재 빛가람 혁신도시 지구단위 계획상 공급 예정 아파트는 모두 1만7천942가구다. 이중 부영주택이 공급했거나 공급예정인 아파트는 빛가람 혁신도시 전체 공급예정 물량의 39%를 차지하는 6천999가구에 달한다. 이 같은 공급 물량은 혁신도시 내 아파트 공급 사업에 뛰어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7개 주택 건설사 중 ‘1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영주택의 현 주소는 초라하다.

부영주택의 혁신도시 내 아파트 공급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7개 단지 중 나머지 3개 단지는 착공 전이거나 사업계획 승인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빛가람 혁신도시 내 아파트 미착공 건설사는 부영주택이 유일하다.

B7블럭 일반분양 783가구는 2013년 12월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착공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연내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C6블럭 일반분양 729가구(예정), C7블럭 797가구(예정)는 아직까지 사업계획 승인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영주택이 분양·임대 절차에 착수한 물량은 4천690가구로 6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일반 분양한 B5블럭(부영 1단지) 946가구는 분양이 완료됐다. 당초 분양 아파트에서 임대로 전환된 B3블럭(부영 2단지) 708가구는 입주률이 50% 미만을 보이고 있다. 2단지와 같이 분양에서 임대로 전환된 B6블럭(부영 3단지) 1천558가구 역시 지난 2017년 12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예상 입주율을 밑돌고 있다. 부영주택이 고급화 전략을 위해 처음으로 ‘4베이(Bay)’ 설계를 적용해 2017년 12월 착공해 분양 중인 B1블럭 일반분양 아파트 1천478가구의 경우도 현재 분양률 40%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문제점 속출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종 문제점을 낳고 있다. 먼저 부영주택이 빛가람 혁신도시 내 아파트 착공을 줄줄이 지연하면서 인구 유입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빛가람 혁신도시(빛가람동)의 지난 1월말 기준 인구수는 3만2천613명으로 목표대비 65.2%에 그치고 있다. 당초 목표로 내세운 2020년까지 2만 세대, 인구 5만명의 자족도시 건설도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다.

인구 유입 정체는 상가 미분양 속출과 각종 의료·편의시설 유치에도 찬물을 끼얹으면서 정주여건 개선도 더디게 하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빛가람 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을 70% 정도로 보고 있다. 상권이 좋지 않은 곳은 일정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이른바 ‘렌트 프리’혜택을 줘도 임차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지역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또한 상당수 주민들은 주거, 편의·의료서비스, 교육, 여가활동 분야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 직원 A(36)씨는 “빛가람 혁신도시는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은 커녕 변변한 마트조차 찾기 힘들다”며 “혁신도시 기능이 제자리를 잡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정주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구가 크게 늘지 않다보니 교육·의료·쇼핑시설이 들어올 수 없게 되고, 기업과 사람들은 정주 여건이 불편해 입주를 꺼리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부영 혁신도시 되나”

5천 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신축에 따른 우려도 크다. 정주 인구 5만명으로 계획된 빛가람 혁신도시에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주민 반발과 시장 충격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빛가람 혁신도시 내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가 부영주택 브랜드 일색으로 치중될 상황인데 여기에 추가로 또 짓는다면 도시 이미지 추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빛가람 혁신도시 주민 B(43·여)씨는 “부영이 5천여 가구를 신축하려 한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 주민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빛가람 아닌 ‘부영 혁신도시’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부영그룹의 공공성 확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1년 빛가람 혁신도시 시행사로부터 골프장 부지 75만3천586㎡를 451여억원에 매입한 후 배로 상승한 자산 가치 때문이다.

골프장 부지는 당시 3.3㎡(평)당 매입 가격이 19만7천여원이었지만 현재 감정가 시세는 이보다 3.4배 높은 66만6천여원에 달한데다 부지를 개발해 아파트를 신축할 경우 이익은 수천억원 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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