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물난리’ 광주·전남에 오늘 또 비 온다니

광주·전남 지역이 물난리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7∼8일 이틀간 담양 612㎜를 최고로 광주 533㎜, 화순 517㎜, 장성 457㎜, 곡성 453㎜, 나주 388㎜, 구례 356㎜ 등의 물폭탄을 쏟은 집중호우로 역대급 피해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산사태나 급류에 휩쓸려 10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차량 침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며 집이 무너지고, 길이 끊기고, 진흙밭이 된 농경지에 과수가 송두리째 쓸려나가는 등 생활의 근간이 무너졌다. 삽시간에 생활 터전이 쑥대밭이 된 이재민들은 복구를 위해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하는지 막막할 따름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휴일인 9일 광주와 담양, 곡성 등의 집중호우 피해 현장을 찾은 것은 ‘수마(水魔)’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사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 걱정인 것은 이 같은 장대비가 오늘 다시 내린다는 점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은 북상중인 제5호 태풍 ‘장미’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10일 새벽부터 밤까지 광주·전남에 100~200㎜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태풍의 이동경로에 가장 가까운 지리산 부근은 최대 300㎜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추가 피해마저 우려된다. 태풍이 한반도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각별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집중호우가 수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지·게릴라성 집중호우는 예측을 불허한다. 기습적인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사전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 외 달리 방법이 없다.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현장 중심의 재점검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은 보다 항구적인 수해대책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울러 정치권은 ‘원피스’ 논쟁이나 하지 말고 수해 예방과 피해 복구, 구호 및 지원에 초당적 협력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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