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집중호우 피해 막심…기금 대부분 소진

코로나에 수마까지…광주시·전남도, 재난관리기금 ‘비상’
지역 집중호우 피해 막심…기금 대부분 소진
전남도, 법정 의무 예치금 빼면 1억 불과
공공시설 수 백억대 피해 추산 “복구 어쩌나”
 

폭우에 잠겨 버린 영산강변
광주광역시 서구 서창들녘 인근 영산강변에 폭우에 잠겨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광주·전남지역에 사흘간 최대 600㎜가 넘는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재난관리기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어 사용에 비상이 결렸다.

올해 초부터 발생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대응에 재난관리기금을 투입하는 바람에 긴급 수해 복구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10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광주지역에 5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인명 피해는 물론 공공시설과 사유시설에서 1천41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재민은 281세대 43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공공시설인 52곳 도로 침수에 이어 주택 328가구·차량 300여 대가 물에 잠겼다. 또 옹벽 23곳 붕괴, 농경지 38곳 침수 등 막대한 사유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시와 일선 자치단체가 피해 복구와 함께 피해금액을 추산하고 있으나 이날 현재까지 구체적인 현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피해 금액은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피해 종료일로부터 열 흘간의 신고 기간을 거친 후에 산정된다.

다만 시는 피해 금액이 수 백억대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 복구에 사용할 재난관리기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는 올해 2월 코로나19 집단발병 후 6월27일부터 2차 대유행이 시작돼 사용 가능한 예산을 방역대응에 총동원했다.

시가 올해 적립한 재난관리기금은 1천150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 방역에 760억원을 사용했다. 법정 의무 예치금 230여억원을 제외하면 현재 집행 가능한 재난관리기금은 이번 폭우 피해에 비해 미비한 수준이다.

전남도가 올해 적립한 재난관기금은 304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생활비 지원 등에 204억원을 사용했다.

법정 의무 예치금 99억원을 제외하면 집행 가능한 재난관리기금은 1억원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수해 피해금액이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광주·전남지역은 공공과 민간시설을 합해 수백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국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도는 급한대로 긴급예비비 440억원을 투입해 복구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9일 수해 점검을 위해 광주와 전남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공공시설 복구비의 50%, 민간시설 70%가 국비로 지원된다.

이용섭 시장은 “도시 주요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주택과 상가도 함께 침수돼 영세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공공시설이나 사유시설을 복구하는 데 국비가 투입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번 호우로 피해가 워낙 커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에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이번 수해 복구와 관련해 정부가 국비 지원을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지훈·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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