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집중호우’ 기후변화 이유는?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한 북극 고온현상·블로킹으로

장마전선 한반도 남쪽 정체...9월도 강하고 많은 비 예보

2020년 7월 우리나라 기압계 모색도. /광주지방기상청 제공

최근 수년간 이어진 여름철 ‘마른 장마’와 달리 올여름 잦은 폭우와 비는 장마전선이 한반도 남쪽 해상에 장기간 정체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북극 고온현상 등으로 장마전선이 한반도 인근에 머물면서 계속해서 비를 뿌려대고 있는 셈이다.

10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블로킹’에서 분리된 고기압이 북서진해 북극에 정체하면서 고온현상이 발생했다. 블로킹(저지고기압)은 고위도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키가 큰 온난고기압을 말한다.

북극 고온현상은 랍테프해와 바렌츠해의 해빙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해양에서 대기로 열공급이 많아져 발생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데, 이는 온난화에 따른 변화로 추측되고 있다. 온난화는 해수면 온도를 증가시키고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라 집중호우의 형태가 더 빈번해지며 강수 강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위도 기압계의 변동이 커졌고 우랄 산맥과 중국 북동부 측 고압대가 발달, 동서 이동 흐름이 느려지게 되면서 우리나라 주변으로 찬 공기가 위치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

찬 공기의 장기간 정체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인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고 일본 남쪽에 머무르면서 정체전선이 주로 제주도 남쪽해상부터 남해안 사이에 위치하게 만들었다. 남해안 지역은 평균적으로 강수량이 많은 동시에 강수가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나는 집중호우의 빈도가 높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중국 남부까지 동서로 길게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면서 한반도 남부와 중부를 오가는 장마철이 길게 이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올해 남부지방 장마철은 ‘흐린 날씨’와 ‘낮 동안 낮은 기온’, ‘잦고 많은 비’와 같은 특징을 보이게 됐다.

기상청은 내달 날씨 또한 평년과 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온은 평년(24.3℃), 작년(24.4℃)보다 0.5~1.0℃도 가량 높으며, 강수량은 평년(134.2~259.6㎜)과 비슷하거나 많은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발달한 저기압과 대기불안정으로 강한 비와 함께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는 해마다 변동성이 큰 현상이지만 올해 장마는 특히 최근 수년과 비교해 볼 때 지속 기간이 길고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강수가 집중되는 형태로 자주 나타나 인명과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켰다”며 “최근 날씨가 다양한 변수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고 단기간에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초래되고 있으니 자주 날씨 확인해 돌발상황에 대비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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