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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의 남도일보 화요세평
시·도 통합은 지방(재정)분권시대를 위한 준비작업

기사승인 2020.09.21  17: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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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통합은 지방(재정)분권시대를 위한 준비작업

최영태(전남대 사학과 명예교수)

노무현 정부 시대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영호남의 온도 차는 상당히 컸다. 영남지역의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은 지방분권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그들은 영남이 전국 인구의 25%와 높은 경제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위상이 수도권에 크게 뒤진 것이 불만스러웠다. 그들은 지방분권을 통해 강력한 지방정부를 구성하고 싶었다.

이에 반해 호남지역의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은 지방분권을 지지하면서도 그 후유증을 크게 우려했다. 지방분권의 핵심은 재정분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경제력(세원)이 약한 호남지방은 지방분권으로 인해 이중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지역이 지방분권론보다 지역균형발전론에 더 큰 관심을 가진 이유였다.

지방분권운동에 앞장섰던 대구·경북이 마침내 시도 간 행정통합에 착수했다. 2022년 지자체 선거 때 통합선거를 치른다는 목표까지 설정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2024년까지 ‘동남권특별연합’이라는 메가시티를 목표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영남지역의 행정통합 운동은 단순히 같은 생활권 내의 문화·교통·경제·행정의 효율성 도모만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 지방분권시대를 대비하고, 규모의 지방정부를 통해 수도권에 맞서는 강력한 지방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광주시와 전라남도의 행정통합을 제안했다. 전남지사를 포함하여 양 지역의 정치권 대부분은 통합이라는 큰 원칙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제안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 비판적 의견을 내놓았다. 어떤 사람은 제안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는 비판까지 했다. 내가 생각하더라도 시·도 통합의 제안 방식에는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제안을 시의회에서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전남도지사와 만나 이야기를 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의도의 불순론은 지나친 해석인 것 같다.

광주와 전남이 같은 생활권이기 때문에 통합하면 효율성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여서 여기서는 다시 언급하지 않겠다. 대신에 통합이 꼭 필요한 이유로 지방분권시대 대비라는 점을 추가하고자 한다. 먼저 2017년 대선 전후 시기를 한번 회상해보자. 당시 선거에서 개헌과 지방분권문제는 선거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민주당은 헌법개정과 함께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이다”라는 구절을 넣자고 했다. 전국의 시·도지사와 기초단위의 시장·군수협의회, 시·도의원협의체도 같은 주장을 펼치며 지방분권을 외쳤다.

지방분권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재정분권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재정분권이 실시될 경우 경제력(세금))이 풍부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의 간격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재정조정제도라는 게 있지만 그게 작동한다 하더라도 세원이 많은 지역과 적은 지역 사이에는 끊임없는 실랑이가 벌어질 것이다.

이때 만약 경제력이 풍부한 영남지역은 시도 간 통합까지 하면서 행정 능률을 기하는데 광주 전남지역처럼 경제력이 약한 지역은 시와 도가 계속 분리되어 행정 능률에서까지 뒤떨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자구책 마련에는 소홀하면서 재정조정제도를 통한 재정보전에만 매달린다고 비판받지 않겠는가? 너무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할까 걱정된다.

영남지역이 시도 간 통합에 시동을 건 이상 광주와 전남의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통합 논의의 시작점은 빠를수록 좋다. 대신에 준비는 철저히 하자. 대구 경북이 통합을 위한 오랜 준비(소통) 기간을 가졌다는 점을 유의하자. 부·울·경이 행정통합에 앞서 교통·문화·경제통합이라는 예비단계를 설정했다는 점도 유의하자. 시작은 빨리하되 과정은 점진적으로 하는 게 합리적이다.

통합의 제안자인 이용섭 시장은 평소 혁신과 소통은 양 수레바퀴와 같다고 했다. 통합 논의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정치권 및 공무원 사회와 먼저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전남과도 직접적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이 지역 국회의원이 함께 논의에 참여한다면 모양새가 가장 좋을 것 같다. 지역민 대부분이 통합이라는 큰 원칙에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약간 더디더라도 함께 가겠다는 자세만 확실하게 가진다면 통합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예상보다 쉬워질 수 있다. 좀 더 긍정적 자세로 통합을 준비하자.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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