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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섭 어썸오케스트라&콰이어 대표의 음악과 사회-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주는 ‘노예들의 합창’

기사승인 2020.09.23  18: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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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섭 어썸오케스트라&콰이어 대표의 음악과 사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주는 ‘노예들의 합창’
신일섭(어썸오케스트라&콰이어 대표)

신일섭 대표

계속되는 코로나19의 창궐은 전세계적으로 인간의 삶을 너무 황폐화시키고 있다. 소위 K-방역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모범을 보이고 있다지만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면서 절박한 생존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며칠 전 경기도 안양에선 노래방을 운영하던 60대의 자매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생활고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뉴스다. 정말 삶의 현장이 지옥과 같은 것이다. 고단하고 슬픈 현실에서 위로받고 싶을 때 나는 가끔 베르디의 ‘노예들의 합창’과 같은 음악을 듣는다.

젊은 청년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베르디의 ‘노예들의 합창’을 듣고 있노라면 무엇인가 억압받는 애닯은 감성과 현실의 어려운 고통을 함께 나누는 느낌이었다. 역시 음악은 그 곡조 속에 사람을 깊이 감화시키는 힘이 있다. 때문에 우리의 옛 조선시대에도 선비들이 꼭 익혀야 할 육예(六藝) 가운데 음악(樂)을 아주 중요하게 자리했다. 음악의 힘! 가끔 연주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감흥하여 말없이 눈물 흘리는 관객들을 보았을 때 바로 그것이 ‘음악의 힘’이다.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 그가 살던 19세기는 외세의 침략과 혼란의 격변기였다. 당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및 프랑스 나폴레옹의 침략과 지배를 받던 이탈리아 반도는 대립과 분열 속에서도 진정으로 민족해방과 독립을 갈망하는 시대적 상황이었다. 이러한 시대적 민족적 상황을 잘 대변해준 것이 ‘노예들의 합창’ 곡이었다. ‘노예들의 합창’은 원래 1842년에 완성된 베르디의 오페라 원작 <나부코>(Nabucco)의 3막 2장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곡이다. <나부코>는 베르디의 초기작품으로 대성공작이자 당시 외세의 억압을 받고 있던 이탈리아의 상황을 역사적으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빌론과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왕 나부코는 예루살렘을 공격한 뒤 승리하여 수많은 히브리인들을 포로로 끌어왔다.(바빌론 유수) 그들은 억압과 강제노역 속에 시달리며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잃어버린 조국의 고향과 가족을 간절히 그리워하며 그칠줄 모르는 눈물속에서도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노예와 같은 생활 속에서 갈 수 없는 고향(예루살렘)을 그리며 “날아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라며 구슬프게 부르는 노래가 바로 ‘노예들의 합창’이다.


격렬하지도 않고 강하지도 않지만 은은하고도 묵직하게 이어지는 선율속에 담긴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당시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마치 자신들의 처지를 노래하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한때 전세계를 지배했던 로마, 그 로마의 후예인 이탈리아가 외세의 지배를 받았을 때 그들은 나라 잃은 설움으로 쇠사슬에 묶인 고대 히브리 사람들의 노래를 듣고 더욱 감명 받았을 것이다. 이것은 외세를 물리치고 자유와 독립을 향한 뜨거운 마음으로 승화하였을 것이다. 지금도 이탈리아에서 <나부코> 공연의 연주가 열릴 때마다 관객들은 베르디에 대한 존경심과 애국심을 담아 항상 앙코르를 외친다고 한다.

1901년 밀라노에서 베르디의 장례식 때(추모객 약 20만명) 그의 요구대로 어떠한 음악도 연주하지 않기로 했지만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부르며 그를 보냈다고 한다. 이탈리아 제2의 국가(國歌)로 불리우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오페라 <나부코>는 베르디 인생의 성공적인 개막이자 마지막 피날레였다고 할 수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한다. 150여년 전 <나부코> 외에도 수많은 불멸의 오페라곡을 남겼던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작곡가 베르디는 세상 떠난지 이미 120여년 되었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오늘날 코로나19 펜데믹에서 고통받는 세계인들을 향해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과 메시지를 건네주고 있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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