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추석 명절 어려운 이웃과 함께 보내자

민족 대명절인 추석 연휴가 하루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흔히들 중추가절을 상징하는 속담으로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이는 추석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많은 음식을 장만해 잘 먹고, 즐거운 놀이를 하며 놀게 되므로 늘 이날만 같았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올해는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추석 경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광주·전남지역 사회복지시설에는 위문금과 위문품을 전달하는 발길이 예전과 달리 뜸했다. 특히 적극적으로 나눔 실천에 앞장섰던 기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기부가 줄었다고 한다.

명절이 오히려 쓸쓸한 이들이 의외로 많다. 아예 입에 풀칠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실직자들과 휴일에 점심 먹을 곳을 걱정하는 홀로 사는 노인들을 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특히 학대받거나 방치된 노인들에게 명절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보름달을 보고 느끼지도 못하는 장애인 등 부지기수다. 이처럼 살림살이가 팍팍한 서민들이나 저소득 취약계층은 명절이 반가울리 없을 것이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에게 명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설레는 추석 연휴가 그늘진 이웃들에게는 외롭고 고통스런 기나긴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너나없이 사는데 쫓겨 이웃을 돌아보지 못하는 게 요즘 우리 삶이다. 그래도 우리 조상들은 명절 때면 어려운 이웃의 굴뚝에 밥 짓는 연기가 오르는지를 살폈다. 힘들고 외로운 이웃은 없는지 주위를 돌아봐서 있다면 챙기고 보듬어줘야 이웃이고, 이웃된 도리다.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그들을 위로하는데 미력이나마 동참하는 아름다움이 충만한 중추절이 됐으면 한다. 시·도민 모두가 조금씩의 사랑을 나눠 소외이웃과 함께 나누는 추석 명절이 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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