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어디에?” 쓰레기로 몸살 앓는 근린공원
거리두기 1단계 주·야 인파 ‘북적’, 시민들 다녀간 뒤 공원 곳곳 초토화
생활쓰레기 방치에 악취·벌레까지 “단속 한계…성숙한 시민의식 당부”

지난 24일 오후 10시께 광주광역시 광산구 쌍암공원 화장실에 생활쓰레기 더미가 쌓여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지난 24일 오후 10시께 찾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쌍암공원. 아파트 단지 속 위치한 이곳은 호수를 뱅 둘러 조성된 아름다운 산책로로 사랑받는 장소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잠시 인적이 드물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야행을 즐기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공원 곳곳에는 각종 쓰레기 더미들이 쌓여져 있었다. 쓰다 버린 마스크를 비롯 먹다 버린 음료컵, 도시락 등 음식물까지 방치되면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화장실 입구서부터 쌓여진 생활쓰레기들은 추한 외형에 악취까지 풍겨, 이용을 위해 들렀던 몇몇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주민 서모(54)씨는 “아이들이 너무 답답해 해서 가족 나들이를 나왔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쓰레기들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며 “어린이 앞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투기하는 성인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어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날 다른 구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동구 동명동 일대에서는 이색적인 카페와 맛집을 찾아 나선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많은 사람들만큼 상가주변과 골목 곳곳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인근 식당을 이용한 시민들이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버리기도 했고, 먹다 남은 음료를 벤치에 버려두고 가기도 했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이곳저곳에 투기된 쓰레기를 피해 발 밑을 살피며 걸어야만 했다.

여기에 상가에서 내놓은 쓰레기까지 더해지면서 쓰레기 몸살을 앓게 했다. 무단투기 금지 표지판들이 설치돼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버리는 이들 앞에선 유명무실했다. 첩첩이 쌓여진 쓰레기더미에는 음식물도 상당수 섞여 있어 벌레까지 들끓었다.

인근 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김모(23·여)씨는 “코로나 때문에 외부활동을 자제하다가 오랜만에 기분전환차 나왔는데 길거리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공공장소인데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쓰레기 대란에 지자체는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했다.

광산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잠잠했던 거리에 활력이 돌면서 주·야 가라지 않고 배출되는 쓰레기양이 어마어마한 실정이다”며 “CCTV를 비롯 경고문구 게시, 상시 단속 등을 펼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연을 아끼는 자발적인 성숙한 시민의식 발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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