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합의 실패…통합 시기·청사 위치 이견李·金, 국민의힘 예산정책協서 짧은 조우차담 제의에 묵묵부답…어색한 기념촬영만

악수는 했지만…
국민의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린 27일 오전 광주광역시청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정책협의회를 마친 후 김영록 전남도지사를 배웅하며 악수하고 있다. 시·도 통합을 두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두 사람은 이날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치고 회동하려 했지만 사전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생겨 회동은 하지 않았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의 시·도 통합 관련 첫 단독 회동이 27일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국 불발됐다.

표면적으로는 실무 사전 협의에서 통합 추진 시기와 청사 위치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지만 잠깐 조우한 시장·지사간 냉기류가 감지되면서 시·도 상생 ‘파열음’이 커지고 있단 우려도 나온다.

27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이날 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이후 독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무산됐다.

시·도 실무진이 시장·지사간 비공개 회동을 준비하면서 합의문에 담길 내용을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다.

전남도는 본격적인 시·도 통합 논의를 민선 8기에 하고 통합 청사 소재지는 전남도청이 있는 무안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기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민간 주도로 진행될 논의가 자칫 관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끌려가는 상황을 예상해 수용하지 않았다.

‘이견이 있는 부분은 단체장들이 직접 만나 풀어나가자’는 이 시장과 ‘실무 라인에서 우선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김 지사의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전 합의가 실패로 끝나면서 국민의힘과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 참석차 광주시청을 방문한 김영록 지사는 이용섭 시장과 어색한 악수만 연출하고 청사를 떠났다.

“오셨으니 차 한잔하고 가시라”고 이 시장이 제안했으나 김 지사는 묵묵부답으로 사실상 거부했다. 김 지사는 예상보다 일정이 늦어져 발걸음을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한잔 마실 시간도 허용하지 않는 두 수장의 불편한 관계, 현안마다 엇갈린 이해관계에 깊어가는 시·도 갈등 탓에 남북보다 먼 ‘마음의 거리’가 느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합의 도출 실패로 첫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양측이 간극을 좁혀가다 보면 조만간 시각차를 줄이고 두 수장이 독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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