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제4화>기생 소백주 (제6회)방으로 들어간 소
<제4화>기생 소백주 (제6회)방으로 들어간 소
그림/이미애(단국대 예술대학 졸업)

그림/이미애(단국대 예술대학 졸업)

늙은 중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뭐 뭐라 소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요?”

그 말을 들은 덕만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니,?그렇다니까요! 세상에 참! 오늘 내 별일을 두 번이나 당하네! 저 나무 지팡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나무아미타불!........”

늙은 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가 막힌 듯 끌끌 혀를 차며 말했다.

“그래요!?그럼 스님,?소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는 그 집이 어디던가요?”

덕만은 그 말을 듣고는 그 소가 자신이 잃어버린 소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번쩍 뇌리에 스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저 산 고개 너머 마을인데.......아마 그 집이 커다란 소나무 바로 위에 있는 외딴집이었던가.......”

늙은 중이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서 뒷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는 덕만을 의아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왜 그리 꼬치꼬치 묻소? 무슨 일이 있소?”

“사실은 스님, 오늘 논을 갈고 있다가 소를 논둑에 매어 놓고 옆 논으로 내온 새참을 좀 얻어먹으러 잠시 갔다 온 새에 소가 없어져 버렸소,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어서 애간장이 타서 정씨 점쟁이 영감에게 달려가 점을 쳐보니 지나가는 늙은 중의 지팡이를 다짜고짜 빼앗아 분질러 버리면 찾을 수 있다기에 그리 했던 거요. 그러니 그 집을 좀 자세히 가르쳐 주시오.”

“나무관세음보살! 흐음! 그리된 연유라면 기필코 그 소를 찾아야겠지요.” 늙은 중이 말하며 그 집을 자세하게 일러주었다.

“으음! 그래요. 스님, 소를 찾으면 지팡이는 좋은 걸로 새로 만들어 드리리다!”

덕만이 미안하다는 듯 늙은 중에게 고개를 수그리며 말했다.

“허허! 그럴 거 뭐 있소! 소 잃어버린 거사(居士)에게 소를 되찾게 해주는 공덕으로 저 지팡이가 세상에 인연을 다한 것이라면 그 또한 저 지팡이의 업이겠지요. 까짓것 노승의 지팡이야 아무려면 어떻소! 농부에게 잃어버린 소보다야 중하지는 않겠지요.”

늙은 중이 그렇게 말하며 길가에 부러진 나뭇가지를 하나 찾아 주워들고 지팡이를 삼아 짚고 말을 이었다.

“이거면 족하지 않겠소! 늦기 전에 어서 그 집으로 가서 잃어버린 내 소인가 확인해 보시오! 허허! 정씨 점쟁이 영감님이라!...... 나무관세음보살........”

덕만이 늙은 중이 길을 재촉해 가는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서 있다가 부리나케 소를 방으로 몰고 들어가더라는 그 집을 향해 내달렸다. <계속>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