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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39)허망한 수작질

기사승인 2020.12.16  16: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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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39)허망한 수작질

<제4화>기생 소백주 (39)허망한 수작질

그림/이미애(삽화가)

그림/이미애(삽화가)
그것은 어느 시대를 불문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는데, 기생 소백주 그녀는 그것을 획득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남편으로 삼을 사내를 고르는데 다름 아닌 시를 써내서 그것이 마음에 들면 선택하겠다는 것은, 소백주 스스로가 자신의 사랑의 선택에 적극적인데다가 세속의 이권과는 전연 영합하지 않은 방법이었다. 그것은 오로지 사내의 파릇한 정신과 인생을 살아가는 낭만을 아는 그 어떤 경지를 시험해 보겠다는 것이었기에 참으로 각별했다. 여느 대갓집 가문 좋은 양반 문벌 귀족의 권력과 부와 지위를 두루 갖춘 능력 많은 정숙한 규수들과는 절대로 비길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신분제도가 엄격한 그 시대를 한편으로 마음껏 우롱하면서 뭇 사내를 시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소백주는 멋을 아는 여인이었고, 그 시대의 허상을 꿰뚫고 있었고, 더구나 남녀 간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세속의 권력과 지위와 재물과 영합해 오직 남편과 자식의 출세만을 위해 악착같이 살아가는 세속 여인들의 영악함과 고단함이 기생 소백주에게는 있을 수 없었다. 아니 기생에게는 그런 욕망이 절대로 허가되지 않은 사회였던 것이다. 그러기에 소백주는 오히려 여인으로서 자신만의 자유를 만끽하며 살아 갈 수 있었는지도 몰랐다.

일하는 아낙에게 술값이라며 썼던 글을 들려 보낸 김선비는 그 자리에 벌렁 드러누웠다. 하루 종일 걸어 겨우 수원에 도착하여 기생 소백주의 희한한 시험으로 저녁을 때우긴 했으나 이 낯선 땅에서 어디 가서 캄캄한 밤을 지낼 것인가 다음일이 막막하였다. 글이란 것이 본래 어린애들 산수 시험처럼 정답이 적확하게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기만 갖추어진 다음에는 모조리 읽는 사람 마음이고 보면 저 과거시험만큼이나 허망한 수작질도 없는 것이었다.

더구나 저 기생 소백주가 훌륭한 인품을 지녀 사람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아봐주고 챙겨주는 지혜롭고 너그러운 사람도 아닌 바에야 자신보다 몇 배나 뛰어났을 글 잘하는 지위 높은 선비들이 이곳에 들락거려 별의별 명문을 들이밀어 넣었을 것이건만 속속들이 퇴짜를 맞았다고 보면 자신 또한 결과는 빤한 것이었다.아마도 저 기생 소백주는 조선의 문장가란 문장가를 다 제 집안으로 불러들여 퇴자를 쾅쾅 먹이며 그들을 희롱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세상의 최 하층민인 기생의 존재를 보란 듯이 드높이며 알량한 사내들의 탐욕의 속살을 백일하에 발기발기 발가벗겨 세상에 들어내 보이며 그들을 송두리째 싸잡아 비틀어 비웃고 우롱하면서 말이다.

“보아라!?이놈 사내들아! 고작 네놈들이 운 좋게 좋은 집안에서 나고 자라 호의호식 글을 배웠다고 한들 한갓 기생 년 치마폭에 나가떨어지는 그렇고 그런 추저분한 속물들 아니었더냐!?호호호호호!........”

<계속>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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