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46)천하미색
<제4화>기생 소백주 (46)천하미색
그림/이미애(삽화가)
김선비는 미인과 술잔 속에서 문득 지난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세상일을 다 망하고 돌아서서 이젠 살길이 막막하여 돌아가는 길에 천하미색(天下美色)을 만나 이 한밤 주거니 받거니 고된 인생 기우는 것을 잊는다면 이 또한 행복한 일 아니겠는가! 이름 없이 한번 왔다가는 인생! 돈이고 권력이고 천한 허명(虛名)에 추저분한 지위 따위야 따져 무엇 하겠는가! 천하의 선객(仙客)이라고 떠드는 자들도 이 기분은 미처 모를 것이었다.
시름없이 술을 마시던 둘은 어느새 술기운에 빠져 서로를 강렬히 요구하고 있었다.
“그대는 과연 월나라의 공주시구려!”
어느 결 취한 김선비는 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소백주의 손을 덥석 부여잡고 앵두 같은 붉은 입술을 사정없이 훔치려는 것이었다.
“서방님 순서를 지키셔야죠.”
소백주가 김선비의 손을 가볍게 뿌리치는 것이었다. 김선비는 마음을 가다듬고 소백주에게 다가가 머리에 쓰고 있는 족두리를 벗기기 시작했다. 까마득한 어느 날에 여인의 향기를 맡아 보았던가? 가까이 품에 다가온 소백주에게서 풍기는 젊은 여인의 살 향기가 비릿하게 김선비의 가슴을 타고 뭉클 휘감아 올랐다. 그 향기에 취해 떨리는 손으로 머리위의 족두리를 벗겨 내린 김선비는 이윽고 소백주의 몸을 감싸고 있는 원삼을 벗기기 시작했다.
“서방님 불을 꺼 주세요.”
소백주가 부끄러운 듯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이며 말했다.
“으음..........”
짧게 신음을 토하며 김선비는 훅! 하고 등잔불을 꺼버렸다. 찰나에 사위가 어둠속으로 빨려들었다. 김선비는 어둠속에서 소백주의 원삼을 벗겨내고 드디어 속옷 저고리를 더듬어 옷고름을 찾았다. 소백주의 가슴 깨 어디를 자꾸 더듬으며 속 저고리고름을 붙잡으려는데 그 손끝에 소백주의 보드랍고 탐스러운 젖무덤이 물큰 매만져지는 것이었다.
“아! 아.......!”
순간 소백주의 뜨건 신음소리가 가늘게 새어나왔다. 손끝에 걸리는 소백주의 젖무덤의 감촉에 온몸이 감전 된 듯 김선비는 순간 움찔 손가락을 뺐다가 다시 어둠속에서 조심스럽게 옷고름을 더듬어 찾는 것이었다. 가만가만 소백주의 앞가슴 깨를 더듬던 김선비는 기다랗게 늘어진 옷고름 끝을 겨우 찾아 잡고 슬그머니 힘을 주었다. 질끈 옭아 묶은 옷고름이 단단히 버티었다. 김선비는 마른 침을 꼴깍 삼키고는 다시금 힘을 주어 당겼다. 그러자 묶은 자리가 팽팽하게 당겨지는가 싶더니 이내 탁 풀리는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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