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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56)수캐골

기사승인 2021.01.12  17: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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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56)수캐골

<제4화>기생 소백주 (56)수캐골

그림/이미애(삽화가)
그림/이미애(삽화가)
아버지 홍진사가 몸져 누워버렸는데도 홍수개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인 방에는 들려하지 않고 이제는 대담하게 저자거리로 나가 주막집을 전전하며 거기에서 만난 온갖 여인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사흘에 한번은 들어왔으나 점점 닷새에 한번 들어오고 들어와서는 집안의 돈냥이나 후려 달아나고는 감감 무소식이었던 것이다.

대대로 내려온 홍진사 댁의 전답이며 재물을 모조리 주막집 여인의 그 요술 같은 밑구멍으로 다 말아 삼켜 버리려 하는 것일까!

홍수개의 어머니가 아무리 타이르고 만류를 해도 험악하게 인상을 쓰며 ‘이랬다간 나 언제 죽어버릴지 모르겠소!’ 하고 엄포를 딱 놓고는 전답 문서를 용케 빼내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그 꼴을 병석에 드러누워 겪는 홍진사는 아무래도 살고 있는 이 산골짜기 수캐골이라는 그 이름부터 본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하필 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의 형세가 수캐가 한 다리를 들고 혀를 쑥 빼고 헐떡이며 오줌을 누는 형세라 먼 옛날 전해져 내려온 어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언젠가 이 마을에 왔던 수염이 허연 도사가 ‘허허! 이 마을 형상이 이 암컷 저 암컷 문전이나 전전하며 그 집 문 앞에다가 한 다리를 들고 찔끔 찔끔 뜨건 오줌을 누는 천하의 난봉꾼 수캐가 나올 형상이로구만! 허허!’ 하더라는 것이었다.

그 말끝에 마을 어른 하나가 ‘그럼 어떻게 해야 그것을 막을 수 있겠소?’ 하고 물으니 ‘저놈의 수캐 두 다리를 딱 부러뜨리면 기어서라도 가서 그 짓 할 것인데 무슨 재주로 그것을 막겠소! 으음!......... 혹여 안개라면 모를까?’ 하고 도사가 말끝을 흐리더라는 것이었다.

그 어른이 그 도사의 말을 듣고는 ‘그 안개라는 것이 무엇이오?’ 하고 다시 물으니 ‘다 헛소리외다!’ 하고 가버리더라는 것이다.

아마 암캐를 안개라고 잘못들은 것이었을까? 도대체 그 도사가 안개라고 했다는데 그 안개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홍진사는 그냥 그 이야기를 어려서 듣고는 그냥 우스갯소리거니 했는데 아들 홍수개가 정말로 발정 난 수캐처럼 저리 난동을 부리고 다니니 참으로 세상사 모를 일이로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마음의 병이 깊어 앓던 아버지 홍진사가 이듬해 겨울에 세상을 등져 버리자 이제 홍수개의 세상이 되어버렸다.

홍수개는 마음대로 집안의 전답 문서를 가지고 이 고을 저 고을 유람을 나다니며 기생집을 전전하는 것이었다. 어디 어여쁜 여자가 있다고 소문이 난 곳이면 어떻게든 돈냥을 장만하여 들고는 열일 마다하고 쫓아가 어울려 몇날며칠이고 거기 퍼질러 앉아 즐기며 모조리 그 돈을 탕진하고야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늙은 어머니는 홍수개의 불효에 기가 막혀 말이 없었고 홍수개의 아내 정씨 부인은 눈을 부라리고 덤비는 홍수개의 서슬에 말 한마디 못하고 지켜볼 밖에 없었던 것이다. <계속>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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