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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의 남도일보 화요세평

기사승인 2021.01.18  18: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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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의 남도일보 화요세평
우리 선박 나포한 이란의 속내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지난 4일 우리나라 국적 유조선 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을 항해 중이던 우리 선박에게 해양 환경 오염을 이유로 들어 이란 해역으로 끌고 갔다. 정부는 이란 정부에 선박 억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며 현지 해역에 청해 부대를 파견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우리 정부의 이야기는 아랑곳없이 한국 선박이 페르시아 만에서 환경오염규정을 위반했고 선박의 처리는 사법부 소관으로 일임하고 있다. 도리어 한국 정부가 이성적으로 책임감 있는 행동해야 한다며 케미호를 위한 외교적 방문도 필요가 없음을 밝혔다.

우리 선사는 당시 케미호는 공해 상에서 항해 중이었고 환경오염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음을 밝혔다. 이란 영해에서 바다를 오염시킨 것도 아니고 공해 상에서 항해 중인 선박을 강제로 이란으로 끌고 가 재판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해적도 아니고 이란이 공해 상에서 타국 국적의 선박을 나포하는 일련의 사건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란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이용하여 미국이 벌이고 있는 경제 제재의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미국은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였다. 이 때문에 이란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하던 나라들은 강제로 중단이 되고 이란이 은행계좌도 동결시켜 이란은 석유대금의 결제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예외적으로 우리나라는 이란과 석유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갑작스런 동결조치로 이란은 7조6천억 원의 원유수출대금을 받아야 하는데 대금결제가 진행되지 못하니 행동에 나선 것이다. 대이란 제재로 이란 내 외화수급이이 심각해지고 코로나 사태로 압박감이 높아지자 한국에게 석유대금을 받거나 코로나 백신을 받아보고자 납치극을 만든 것이다.

대이란 제재는 유엔과 유엔회원국들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대응조치를 말한다. 2002년 말부터 시작된 경제 제재는 2016년 이란이 핵합의 이행에 나서면서 중단되었으나 2018년 미국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재개 되었다. 미국은 이란의 도발을 차단하기 위해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을 중동으로 보내어 이란을 견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당연히 주어야 할 석유대금이지만 대이란 제재를 무시하고 지불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2019년 5월부터 원화결제계좌에 대한 제재 면제 연장이 거부되고 한국과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되었다. 이란은 은행계좌가 막힌 이후 결제를 종용했고 코로나 사태로 자금이 필요하자 극한 행동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한국과 에너지, 자동차 등 여러 분야의 교역이 활발한 국가다.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고 미국에 한국 선박 나포를 호소하지만 이란의 태세로 보면 소용이 없을 듯 보인다. 이란 내 상황이 다급하지만 이란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 못하고 연결자로 한국을 선택했다.

이럴 때 움직여야 하는 것이 외교라인이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행동을 취할 입장이 못 되고 미국과 이란의 직접 협상이 이루어지도록 어떠한 라인을 연결해야 하는데 명분이 필요하다. 당사자인 미국은 최근 대선을 치르고 대통령이 바뀌었다.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정권을 이양 받고 내각이 갖추어져야 하고 어떠한 노선을 내세울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때를 기다릴 수는 없다. 미국과 이란의 처분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주변국과 외교라인을 움직여야 한다. 미국은 이란에게 한국 선박의 억류를 해제하라며 이란의 업체 15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추가 경제 제재를 가했고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보란 듯이 벌였다.

미국과 이란의 틈새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이러한 이면의 실체를 알고 행동해야 한다. 단순히 배 한척을 나포한 것이 아니라 대이란 제재의 판도를 바꿔보려는 움직임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움직여야 한다. 이란은 제재 완화를 얻어낸 우라늄 농축농도를 20% 높이겠다는 발표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유럽이 대이란 제재를 우회하여 교역을 지속하는 특수목적법인을 운용하는 것처럼 우리 정부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란은 우리나라의 중동 수출의 교두보이며 교역국이다. 신뢰하는 교역국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란과 달러화 교역을 제재하고 있는 미국을 건드리지 않고 이란과의 교역을 지속하는 방법으로 동결된 자금의 이전이 가능하게 하면 대이란 관계의 긴장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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