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예보’ 폭설에 출근길 곳곳 혼잡
예보와 달리 남부지역에 눈 집중, 광주·전남 13개 시군 대설특보
눈길 사고 잇따라…항공편 결항, 기상청 “기후 변동성 영향 커…”

광주·전남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설죽로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눈길에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당초 중부지역에 폭설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와 달리 이날 새벽과 오전 광주와 전남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긴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빗나간 예보에 기상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19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당초 전날 광주·전남북부 지역 예상 적설량을 3~5㎝ 수준으로 예측했으나, 담양 등 곳곳에서 예상 적설량의 2배 이상의 폭설이 내렸다.

이날 최대 적설량은 담양 11.7㎝, 장성 11㎝, 무안 해제 9.4㎝, 광주 과학기술원 9.0㎝, 함평 8.7㎝, 곡성 8.2㎝, 영광 8㎝, 나주 7.7㎝, 구례 5.6㎝ 등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광주와 전남 13개 시·군(무안·화순·나주·신안·목포·영광·함평·영암·순천·장성·구례·곡성·담양)에는 한때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예상치 못한 폭설에 지역 곳곳에서는 출근길 교통 혼잡이 빚어졌고,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께 전남 함평군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면 33.2㎞ 지점에서 25t 화물차가 미끄러져 전복됐다. 오전 8시7분께 광주 광산구 월전동 한 도로에서는 차량 4대가 추돌했으나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늘·바닷길도 일부 통제됐다.

이날 오전 광주공항은 김포·제주를 오가는 모든 항공기를 지연 운항했으며, 여수공항에서는 제주·김포발 여객기가 결항됐다.

전남 서·남해에서는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여객선 55항로 85척 가운데 13항로 18척이 결항했다.

또한 이날 오전 구례 성삼재 16㎞, 진도 두목재 1.5㎞·대명리조트 진입로 1㎞ 등 경사가 급한 고갯길 3개 구간의 차량통행이 제한됐다.

광주에서는 시내버스 8개 노선 45대가 우회 또는 단축 운행됐으며, 동문로·남문로·무진대로 등 도심 주요 간선 도로 200개 노선(496㎞)에서 제설 작업이 진행됐다.

빗나간 예보에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기상청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직장인 A씨는 “출근길이 멀어 폭설이 예보되는 날이면 평소 보다 일찍 출발하는데 오늘은 전혀 눈을 예상하지 못해 회사에 늦게 도착했다”며 “날씨는 시민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좀더 정확한 예보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예상보다 한기가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오면서 북쪽 저기압이 발달해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며 “최근 기후의 변동성이 커 정확한 관측이 어려운 만큼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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