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가 시설 사전 발견에도 ‘방역 구멍’
북구, TCS 국제학교 모임 적발, 계도 조치 5일 지나 광산구 통보
당국 엇박자에 관련 조치 늦어져 “위법성 검토 후 강경대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검염이 발생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운남동 광주 TCS 국제학교 앞에서 27일 오후 한 시민이 안전 고깔을 확성기 삼아 시설 운영 주체인 종교단체에 항의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비인가 교육시설인 광주 TCS 국제학교(이하 TCS)발 코로나19 감염증의 여파가 지역을 강타한 가운데 집단감염 일주일여 전께 TCS 측이 한 건물에 모인 사실이 이미 신고된 것으로 드러나 적절한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방역당국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이 합숙교육을 진행한 교사들의 지역사회 활보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광주 북구 신안동 한 건물 안에 다수의 사람이 모여있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관계 당국인 북구 안전총괄과 직원들은 경찰과 동행, 현장단속을 통해 이들을 해산 조치했다. 명단 등을 확인한 결과 적발 당일에는 60여 명이 집단활동과 식사를 했으며, 전날까지 2~3일 가량 123명이 해당 건물에서 학습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북구와 경찰은 이들에게 계도조치 외에 과태료나 임시폐쇄 등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법상 교육시설의 경우 5인 이상 집합 금지 방역지침 미준수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북구 측은 이들이 광산구 소재 광주 TCS 국제학교 관련 시설로 돌아간 것까지 확인한 뒤, 지난 20일 공문을 통해 광주시교육청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반면, TCS 관할 방역주체인 광산구에는 적발 5일이 지난 25일에서야 관련 사실을 유선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은 공문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 22일 담당 공무원을 광주TCS국제학교로 파견해 현장을 확인했으나, 해당 시설이 비인가 시설인 만큼 교육청의 관리·감독 권한이 없어 대안학교 설립 인가 절차와 방역수칙 준수 약속을 받고 철수했다.

북구로부터 뒤늦게 해당 사실을 전달 받은 광산구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전까지 TCS에서 집단 합숙이 이뤄지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25일에서야 관련 사실을 전달 받았으며 당시에는 이미 광주 북구 소재 에이스 TCS 국제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후속 방역조치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방역당국의 선제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확진 판정을 받은 TCS 교사와 학생들의 지역사회 활동으로 인한 추가 확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학생들은 합숙장소에서 거의 이탈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교사들을 중심으로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광주 북구 관계자는 “TCS 측이 교육장으로 쓴 건물을 긴급방역할 계획이며 지난 20일 함께 단속에 나선 경찰과 구청 직원 등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게하는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는 대로 방역 관계 당국과 TCS측의 위법성 등을 검토해 강경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광주 TCS 국제학교는?

광주 TCS 국제학교는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IM선교회 소속 비인가 교육시설 중 하나로 선교사 양성을 목표로 한마음교회가 운영하는 일종의 사역시설이다.

IM선교회는 서울은 물론 광주와 순천과 여수, 평택, 대전 등지에서 IEM, TCS, CAS와 같은 비인가 교육시설을 운영중이며, 광주에서는 광주 북구 빛내리교회 운영 에이스TCS국제학교, 남구 광명서현교회 운영 티쿤TCS국제학교, 서구 안디옥교회 운영 안디옥 트리니티 CAS 등의 비인가 교육시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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