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자-수혈자 매칭 앱 '화제'
서난희씨, 지정헌혈 앱 개발
작년 첫 론칭후 1만명 회원가입
 

서난희 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헌혈 참여자가 급감하면서 혈액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헌혈자와 수혈자를 매칭시켜 수혈을 수월하게 돕는 ‘지정헌혈’ 앱이 화제다.

지정헌혈 앱 ‘에바인’ 개발자인 서난희씨는 백혈병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병간호 때 겪었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서씨는 “어머니가 국립암센터에서 항암치료를 받으시는 도중 호중구수치와 혈소판 수치가 떨어질 때마다 계속 수혈을 받으셔야 했지만 혈액원에 수혈받을 피가 없어 지정 헌혈을 받아올 것을 요청받았다” 며 “특히 백혈구 수혈을 받으려면 헌혈희망자가 3일을 병원에 머물러야 했고 휴일에는 대기조차 여의치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수혈을 받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병원에 대기했지만 혈액원에서 피가 오질 않아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환자의 혈액형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헌혈 희망자와 매칭해 지정헌혈이 가능하다면 수혈이 필요한 사람들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정헌혈은 대상을 미리 지정해 놓고 하는 헌혈로 현혈자가 수혈자를 지정하거나 환자가 수혈을 받기 전에 헌혈자를 지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서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지정헌혈 앱은 헌혈자와 수혈자를 연결해 주는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수혈이 필요한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글을 작성하면 조건이 맞는 헌혈 지원자들에게 알려주고, 서로 채팅을 통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

헌혈이 가능한 보호자의 혈액형을 등록하면 다른 환자의 보호자와 지정헌혈 교환도 가능하다.

지정헌혈 앱은 지난해 초 첫 론칭 이후 현재까지 1만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으며 800건 지정 헌혈 요청에 절반이 넘는 500여건의 매칭 실적을 거두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모두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글로벌 소셜벤처 인증인 B-Corp 인증을 받은 에바인에서 제작했다.

에바인은 스팸차단 앱인 ‘뭐야 이 번호’로 잘 알려진 지역 IT 기업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해 매일 지정헌혈 수요량을 판단하고 지정헌혈자들의 추천 매칭을 통해 앱 이용자들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정 헌혈자를 외부에서 찾는 것보다 환자 보호자나 지인 등 같은 처지에 처한 사람들을 매칭시켜 서로 돕게 해 효율적인 헌혈 자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서씨는 “누군가의 노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고 한 사람의 작은 희생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며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이 걱정 없이 언제든지 수혈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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